제사든 차례든 이제 제수도 많이 줄이고 절차도 많이 간소화 했다. 남은 건 탈피나 해체 혹은 새로운 형식의 발굴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그대로인 건 지방 쓰는 일이다. 아주 옛날엔 한자 아는 사람이 없어 동네 훈장집에서 쌀 됫박에 한 장 써오면 태우지도 못 하고 헤질 때까지 두고 썼다 하더라. 나 질풍노도의 시기 때는 '조상님 여러분'이라고 썼다가 혼줄이 났던 기억도 있다. 오늘 어느 포스팅에서 본 한글화 된 지방에는 '높으신 김해 김씨...' 처럼 한글로 순화된 지방을 보기도 했지만 그저 한자풀이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더라. 언젠가 어머니 좋은 곳으로 돌아가시고 나면 나도 '현고학생부군..' 따위로 쓰지는 않겠다. 언뜻 생각해 보면, '아버님 넋을 기리며', '할머님 넋을 기리며' 정도가 될 것이다. 증조 이상은 청수 한 그릇 올려두거나 아버지 어머니 모실 때 밥 한 그릇 더 올리고 말 것이다. 그래도 그런 날이 늦게 왔으면 싶다. 어머니, 작은 아버지 오래 사셔서 그분들 하자는 대로 하는 날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티격태격 다투면서도 그이들 살아온 방식대로 살아갈 날 많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