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성대를 구가하던 요임금 시절, 임금이 세상이 정말 태평한가 살피기 위해 미복을 하고 민심을 살피러 나갔다. 그러다 어느 네거리에 이르자 아이들이 손에 손을 잡고 요임금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立我烝民 (입아증민) 우리가 이처럼 잘 살아가는 것은
莫匪爾極 (막비이극) 모두가 임금님의 지극한 덕이네
不識不知 (불식부지) 우리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지만
順帝之則 (순제지칙) 임금님이 정하신 대로 살아가네
이에 마음이 흐뭇해진 임금이 궁으로 돌아가는데 이번에는 한 농부가 흥겹게 노래를 하고 있었다.
日出而作 日入而息 (일출이작 일입이식)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쉬네
耕田而食 鑿井而飮 (경전이식 착정이음) 밭을 갈아 먹고 우물을 파서 마시니
帝力何有于我哉 (제력하유우아재) 임금님의 힘이 나에게 무슨 소용인가요.
그제서야 요임금은 정치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음을 깨닫고 진심으로 기뻐했다 한다.
어제는 안희정으로 도배가 되더니 오늘은 이명박 검찰 소환 소식과 대북특사단 성과 소식에 뉴스피드가 들썩이니 괜한 몽니가 돋아서 하는 이야기다. 정치 무관심도 문제지만 정치과잉도 달갑지는 않아서 사사건건 정치와 결부시키고 세상 모든 일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을 보면 꼭 네거리의 천둥벌거숭이들 같다.
사라진 길고양이 찾는 이야기, 텃밭에 자란 새싹 이야기 하던 선배도 어제 오늘 나랏일로 감정이 널뛰기를 하는 걸 보면 지금 우리는 정치과잉을 넘어 정치독점의 시대에 살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날씨 이야기, 지난밤 드라마 이야기, 첫 등교를 한 아이 이야기, 늙어가는 부모 이야기 그런 이야기만으로도 벅찬 뉴스피드는 없을까. 나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균형은 맞추려고 노력중이지만 과한 건 사실이다.
다시 정치의 계절, 눈 감고 귀 닫고 살아도 안 되지만 부나방처럼 휩쓸려 다니지는 말아야겠다 싶다. 때는 바야흐로 봄날 아닌가. 저 언 땅을 뚫고 피어나는 새싹 하나만큼 놀라운 감동이 어디 있겠나. 하여 나도 저 농부처럼 노래하고 싶다.
帝力何有于我哉 (제력하유우아재) 임금님의 힘이 나에게 무슨 소용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