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산다는 그 잔인하고 숭고한

mara8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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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산다는 말은 띄어쓰지 않는다. '먹고살다'로 하나의 단어로 쓴다. 먹는다는 건 곧 살아있다는 뜻이기 때문이겠지만 어쩌면 먹는다는 건 삻의 부차적인 수단이 아니라 삶의 본연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맛있는 것 먹으러 다니는 일이 더이상 추하거나 어리석은 소인배의 짓이 아니다. 고래 먹고 개 먹는 일도 악하거나 비난받을 일 아니다. 다만 과하지는 말자. 오징어값이 폭등했단다. 중국어선의 남획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도 거위 배를 가르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그 싸고 흔하던 아나고도, 꼼장어도, 아구도, 호래기도, 담치도 이제는 다 금값이다. 어린 내 손을 바투 잡고 포장마차 연탄불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낸 꼼장어를 먹여주던 아버지의 시대가 그리울 지경이다. 그래도 이만하면 잘 먹고 다녔다. 잘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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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산다는 그 잔인하고 숭고한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