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위대함을 사람들이 좀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디즈니. 이번 학기 수업 중에 디즈니가 보수적 가치관을 재생산한다고 까는 교수님이 계신데 주토피아는 보셨냐고 묻고 싶다. 그만큼 대작이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을 염두에 두고 만든 애니메이션이라고 확신한다. 메시지와 자잘한 유머 코드가 구석구석에 있는데 성인에게도 심오하다. 스포일러를 포함한 글을 쓸 것인데, 그만큼 이야기하고 싶은 게 많은 영화기 때문이다.
영화를 분석한 글이 워낙 많다. 그만큼 메시지가 엄청났다. 그 메시지는 "주토피아에서는 누구나 뭐든 될 수 있다"이다. 여우도 코끼리가 되고 싶을 수 있고, 토끼도 경찰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런데 주토피아에 들어가 보니 별로 유토피아 같지 않다. 주디의 자취방은 허름하고 이웃들은 불친절하다. 일을 시작하는데 능력으로 평가받지 않고 차별당한다. 이런 역설적인 이름의 장소에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주디는 이런 선입견과 차별에 대항하여 싸운다. 그런데 처음으로 주디가 충격을 받은 장면이 있는데, 바로 '자연주의 클럽'이다. 옷을 벗고 있는 클럽 주인(?)인 낙타를 보고 주디는 기겁한다. "누군가는 벗고 사는 것이 이상하다지만 정말 이상한 게 뭔지 알아? 동물들이 옷을 입는다는 거야."라고 의인화 한 낙타가 이야기한다. 동물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다 벗고 있다. 벗고 있는 게 당연한 동물을 보며 관객은 불편하지 않지만 극 중 주디는 불편하다. 이건 정말 천재적인 발상이었다. 니체가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스스로가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영화를 통틀어 주디가 싸우는 것은 외부의 선입견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선입견이기도 하다. 결국 이걸 극복하는 것이 계속해서 나온다. 동물을 적절하게 의인화해서 현실에 있는 사람들의 직업과 매치시켰는데, 그 매치의 절정은 나무늘보 공무원이다. 주토피아에서는 누구나 뭐든 될 수 있다는 건 그 이름도 역설적인 나무늘보 '플래시'를 통해 드러난다. 근데 주디는 또 느리다고 불평한다.
스토리 외적으로도 좋은 점이 정말 많다. 일단 음악은 디즈니니까. 더 언급할 필요 없을 정도다. 샤키라의 "Try Everything"은 영화의 메시지와도 통한다. 그리고 영상도. 특히 동물들을 캐릭터로 사용해서 털이 정말 많이 나오는데 그 털들이 하나하나 섬세하다. 색감도 좋고 주토피아의 분위기를 영상이 잘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