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이번 하드 포크와 수정 패치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논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 과연 유저에게 무엇을 줄 것인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강박증'
8년간의 QA 생활 중 대부분을 퍼블리싱 관련 업무로 보냈습니다.
퍼블리싱 팀으로 옮겨 가신 전 팀장님(저를 처음 뽑아주신 멘토 같은 분이십니다.)과 함께 많은 개발사분들과 미팅을 가졌죠.
그중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회사의 작품에 참여한 핵심 인력들도 많았고 , 대박의 꿈을 꾸며 좁은 사무실 한 칸에서 고군분투하는 소규모 개발사도 많았습니다.
많은 프로젝트를 접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게임의 실체에 대한 정보를 얻기는 힘듭니다.
대부분이 희망적인 내용이 가득한 사업 계획서와 자기 게임의 장점을 어필하기 위한 PPT 문서만으로 적게는 수 억에서 많게는 수십억을 쓸지 말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사실 대부분은 사장님 인맥으로 들어오는 거라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결정되긴 합니다만 ^^)
한 가지 공통점은 '새로운 것에 대한 강박증'입니다.
많은 게임들이 저 같은 투자자들의 간택을 받기 위해 '우리는 남과 다르다'라는 것을 어필하죠.
제가 받은 인상은 '그냥 베끼는 거라도 잘 하세요'입니다.
자 생각해 보죠.
뭔가 독특한 아이디어로 잔뜩 무장한 참신한 게임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조금 해보면 더럽게 재미없어요. 불편하고요.
반면 어디서 흔하게 본 게임과 닮았는데 묘하게 중독성이 높은 게임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소비자라면 어떤 게임을 할까요?
답은 간단하죠?
유저에게 중요한 것은 그 게임이 얼마나 참신해서 투자 가치가 있는지 , 얼마나 완벽한 소스 코드로 무결성을 보장하는지가 아닙니다.
그냥 재미가 있냐 없냐 하는 문제입니다.
그럼 스팀잇을 봅시다.
과연 이번 하드 포크 20은 우리에게 무슨 경험을 주었나요?
'RC 시스템 , 유저에게 그 의미는?'
RC 시스템의 도입으로 네트워크의 효율적인 이용이 가능해지고 추후 SMT에 참여할 기업들에게 여러 장점을 준다고 칩시다.
그게 과연 현재의 불편함을 감수할 명분이 될까요?
저를 포함해 많은 분들이 분노하시는 게 바로 이 이유입니다.
스팀잇의 가장 오래된 논쟁 중 하나가 '스팀 파워 충전은 스팀 시세를 우상향 시킨다'라는 믿음입니다.
그와 반대되는 것은 '스팀 시세의 우상향은 이것 외에도 플랫폼으로서의 성장을 통해서도 가능하다'라는 것이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후자의 입장이며 저와 논쟁을 하셨거나 반대 의견을 보내시지는 않았지만 제 주장에 동의 하시지 않는 분들은 전자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십니다.
둘 다 맞는 말이지만 문제는 이 두 가지가 서로 모순되는 현 상황입니다.
결국 스팀잇은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 합니다.
스팀 파워 보유라는 측면에서 보면 현재의 변경점은 타당하며 합리적입니다.
오히려 필요하다고 할 수 있죠.
이번 패치로 스팀 파워에 대한 중요성은 더 심해졌고 극단적으로 말해서 사실상의 '정액 + 부분 무료화' 형태로 바뀌었다고 보면 됩니다.
문제는 스팀 파워에 집중되는 현상이 그동안 스팀잇을 침체에 빠뜨리는 진입장벽이었는데 , 이제는 여기에 RC라는 더 높은 장벽이 하나 더 생겼다는 겁니다.
오늘 오전에 지난 포스팅의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 다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댓글에 소모되는 RC가 더 증가했다는 겁니다.
여기에 어제 첫 테스트 당시에는 분당 회복 속도가 100이었는데 지금은 1분 20초 정도로 늘었습니다.
어제 포스팅 이후 이상하게 RC가 더 많이 소모된다고 느꼈던 위화감이 바로 이 부분이군요.
제가 혜자스럽다고 칭찬했더니 네드가 손본 건 아니겠죠? ㅎㅎㅎ
여기서 RC의 구조가 어떻고 하는 말은 필요가 없습니다.
유저에게 중요한 것은 '경험'입니다.
자고 나면 댓글 다는 비용이 증가하는 게 유저에게 즐거운 경험일까요?
설사 그것이 스팀잇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해도 말입니다.
아무리 RC가 완벽하고 필요한 시스템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유저 입장에서 이용에 방해가 되는 요소라면 이것은 문제가 있는 겁니다.
리스팀에 필요한 RC는 동일하고 보팅에 필요한 RC는 300에서 200으로 오히려 줄었습니다.
전날 12,00이던 댓글 비용은 이제 15,00~19,00 사이로 소모됩니다.
이것도 웃긴 게 이렇게 시세가 차이가 나면 이제 지금 댓글 RC 비용 얼마인지 알려주는 시세 서비스도 나올 거 같네요.
SNS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통이고 이것이 바로 댓글의 힘이라는 것은 KR 커뮤니티가 증명합니다.
지금의 RC 시스템은 바로 이 KR 커뮤니티의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더 많은 스팀 파워 보유를 유도하기 위함이죠.
제 테스트 결과 이제 스팀 파워만 있으면 보팅 마나와 RC는 무한으로 충전이 가능합니다.
임대 즉시 회수 기능은 결국 이 어뷰징을 위한 포석이었나 싶습니다.
'하루 51 번 VS 무한대'
현재 분 당 RC 회복 속도는 어제보다 더 떨어져서 75 정도입니다.
하루 24 시간 충전 량은 최대 108,000이 한계입니다.
만약 하나의 글에 3종 세트(보팅 , 리스팀 , 댓글)를 한다면 하루 최대 가능 개수는 51개의 글입니다.
(보팅 200 , 리스팀 100 , 댓글 18,00 가정)
글 하나에 댓글을 계속 달면 이 숫자는 더 떨어지겠죠.
반면 임대 - 회수 어뷰징을 쓰면 RC를 무한대로 충전할 수 있습니다.
마치 MMORPG에서 물약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
즉 누군가는 하루 최대 51번 보팅을 할 수 있지만 , 다른 누군가는 원하는 만큼 무한대로 보팅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보상의 분배가 지금보다 더 불공평해진다는 겁니다.
모두가 스팀 파워를 두둑하게 충전해서 이 꼼수를 쓴다면?
아무도 승자가 될 수 없겠죠.
그냥 비용이 증가할 뿐입니다.
ASIC이 처음 등장하면 당장 GPU 채굴업자들이 위기를 맞고 갈아탄 사람들은 이득을 봅니다.
하지만 이내 모두가 ASIC으로 갈아타게 되면 누구도 이전 같은 수익을 올리지는 못합니다.
결과적으로 ASIC을 판 우지한만 부자가 될 뿐이죠.
모두가 경쟁적으로 스팀 파워 충전에 나선다면 당장은 이득을 보실 겁니다.
하지만 얼마나 그 인플레이션을 감당하실 수 있나요?
지금 스팀 파워 인플레이션은 이미 250 스팀 파워까지 올랐습니다.
불과 2~3개월 만에 3배가 넘게 오른 겁니다.
이런 속도 면 올해 안에 500을 넘기겠죠.
즉 지금 1만 스팀 파워를 보유하신 분들은 그때가 되면 지금의 5천 스팀 파워 정도밖에는 보상을 얻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1만 스팀 파워 , 더 사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