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색은 봄이 비하면 추하다. 그러나 깊다.
처서가 지나면
가을 바람이 분다고 했던
그의 말대로
어둡고 낮은 온도의 바람이 분다.
가을이 다가오고 있어.
수확할 것이 없다.
아무 것도 없는 빈털털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히피와 다를 바 없지.
봄을 지독하게 앓는 나는
가을은 마냥 좋았다.
물든 나뭇잎도 쌓인 낙엽도 곱기만 했지.
가을을 타봐야겠다.
그럼 내게도 가을이 있고
열매를 수확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등쳐먹거나 구걸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 정도로만 거둘 수 있으면 좋다.
그동안의 삶처럼.
기력이 쇠하고 의욕이 사라지면
그 정도 살아내지 못할까 두려워져.
written, photographed by @madamf MadamFlau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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