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대역폭 때문에 곤란한 경우를 많이 겪고 있습니다.
저녁때만 되면 코멘트, 업보트 아무것도 할 수 없고 Read only 상태가 됩니다. 반가운 스티미언의 댓글에 댓글을 달아 줄 수가 없습니다. 강제로 mute 된 느낌입니다.
그럴 때 스팀 파워를 임대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당연히 스파 임대를 받고 싶어 졌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게임 생각이 났습니다...
게임을 오래, 그리고 많이 해 왔기 때문에 게임을 예로 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게임을 하다가 고렙이 되고 보면 뉴비를 도와줄 수 있는 순간이 옵니다. 뉴비가 간절히 원하는 아이템의 대부분은 고렙에게는 귀찮게 인벤토리를 차지하는 잡템입니다.
마음에 드는 뉴비가 생겼습니다. 게임도 꾸준히 하고 열심히 이것저것 물어보고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그래서 그 뉴비가 게임을 잘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도와줍니다. 그러면 뉴비도 좋고 저도 좋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뉴비는 금방 게임을 관둡니다.
저는 그 뉴비가 게임을 잘 하도록 도와줬는데, 그 뉴비는 왜 게임을 관둔 걸까요?
누군가에게 베푼다면 그 기한을 영원으로 상정하고 베풀어야 합니다. 베풂을 멈추는 순간 돌아오는 것은 그동안의 감사가 아니라 내가 뭘 잘 못 했길래 그러냐!?고 돌아오는 원망뿐입니다.
이 부분은 뉴비나 고렙이 가진 성향이 아니라 대부분의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됩니다.
오늘 궁핍하고 힘들지만, 이런 개고생이 게임에 집착을 만듭니다. 마찬가지로 대역폭 제한 때문에 짜증이 나도 이 부분은 나중에 스팀잇에 집착을 하게 하는 요소가 됩니다.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군에 있을 때 힘든 이야기를 제대하고 평생 이야기합니다. 개고생은 삶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개고생을 굳이 하려는 사람은 없겠지만요...
대역폭 제한은 불편합니다. 하지만 음모론을 꺼내 든다면 이 대역폭 제한은 스팀잇에 더 집착하게 만들려는 제작자의 음모가 아닐까 합니다.
뉴비를 도와주는 것은 좋으나, 그게 그 유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항상 고민해야 합니다. 일확천금까지는 아니겠지만을 쥐어 주어 뉴비가 초반에 어려움 없이 레벨 업하게 도와주면 그 뉴비는 얼마 못가 게임을 접습니다. 한번 도움을 받으면 계속해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갈구합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은 로또 같은 겁니다. 다음 당첨을 기약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도움을 받은 사람은 근거 없이 다음 도움을 확신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도움을 받지 못하는 순간이 옵니다. 그러면 죽음의 5단계와 유사한 심리 변화를 거칩니다.
- 부인(Denial) - 내가 도움을 받지 못하다니 이럴 리 없어, 받은 도움으로 나만 혜택을 받은 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많이 도와주었는데!
- 분노(Anger) - 다른 사람은 도움을 받았는데 왜 나는 못 받았나? 짜증을 부립니다.
- 협상(Bargaining) - 이번만 도움을 주시면 앞으로 더 잘할게요!
- 우울(Depression) - 우울해집니다. 이 딴 게임 무슨 소용이야! 재미있으려고 한 게임인데, 더 스트레스받아! 이 상태에서 게임을 많이 접습니다.
- 수용(Acceptance) - 지금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수용합니다.
인간의 삶과는 다르게 게임에서는 게임을 접는다는 선택지가 있으므로 대부분 수용을 하지 못하고 우울 단계에서 게임을 접게 됩니다.
내 파워가 아닙니다. 단순히 빌린 것입니다. 빌린 것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감사히 써야 하지만, 사람의 심리는 그게 정말 안됩니다.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힘이라고 동일 시 하려는 순간이 매일 매시 매초 찾아옵니다. 하지만, 동일 시 하고 나면? 그리고 그 파워가 빠져나간다면? 자기 세계의 축소, 자기 힘의 감소, 자기 능력의 감소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봉독이라고 해서, 아주 소량의 벌 독으로 외상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한외마약이라고 해서 소량의 마약으로 기침을 줄일 수 있는 짜 먹는 감기약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어디까지나 철저한 통제가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개인이 스스로를 엄격히 통제를 한다는 것은 철학에서 언급하는 철인이 아니고서야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냥 대역폭 제한이 걸려도, 스라벨을 지키라는 스팀잇의 엄중한(?) 경고로 보고, 청소년 게임 셧다운처럼, 일상이 함몰되지 않게 지켜주는 고마운 방패막이라고 여기면 어떨까 합니다. 그렇게 고생 고생해서 어느 순간 대역폭 제한에서 풀려버리면? 그리고 내 스팀 파워로 남들에게 의미 있는 숫자의 업보팅이 찍힌다면? 그리고 그게 조금씩 조금씩 늘어간다면? 점점 스팀잇에 빠져드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스팀잇에 집착하고 쉽게 떠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스파 임대에 대한 여러 글을 읽고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봅니다. 어떠신가요? 제가 게임은 만렙이지만, 스팀잇은 아직 뉴비라서 차이가 나는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세상 사는 건 다 비슷할 것 같아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