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공유 서비스가 B2C를 넘어서고 있다. 우버가 환자를 병원까지 운송해주는 서비스인 우버 헬스(Uber Health. https://www.uberhealth.com)를 발표한 것.
우리나라에선 왜 그런 게 필요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해외에선 앰뷸런스를 부르는 건 상당한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미국만 해도 환자를 위한 적절한 이동수단이 없어 진료 시간까지 병원에 오지 못한 환자가 연간 360만 건에 달한다고 한다. 이런 비율은 미국 내 환자 중 30%에 달하는 수치로 환자나 의료기관 양쪽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비용도 부담스러운 수준. 실제로 TV 방송 비정상회담에선 각국의 앰뷸런스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당시 멕시코는 앰뷸런스를 부르면 한화로 10만 원 돈은 내야 한다고 밝히자 미국의 경우 120∼180만 원 가량이 나와 서울-뉴욕 왕복 비행기표 수준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우버 헬스는 의료기관이 우버 차량을 부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환자를 위해 곧바로 차량을 부를 수 있는 건 물론 진찰이 끝나면 다음 예약 시간에 맞춰 준비를 하게 할 수도 있다. 30일까지 먼저 날짜를 지정해 우버 차량을 지정할 수 있는 것이다. 매력적인 건 가격이다. 요금은 일반 우버와 같다. 그 뿐 아니라 스마트폰이 없는 환자를 위해 스마트폰에 SMS로 차량 예약 상황을 문자 메시지로 보낼 수 있는 옵션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병원 입장에선 전용 대시보드 앱을 통해 우버 차량 여러 대를 동시에 준비하게 할 수 있고 환자마다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우버는 그 뿐 아니라 우버 헬스 API(Uber Health API)도 내놓는 등 의료기관과 우버 헬스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HIPAA(Health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 Act), 그러니까 미국 의료정보보호법 기준에 맞는 안전 대책을 만족하도록 하는 한편 준수 여부 대책을 위해 관련 기업인 클리어워터컴플리언스(Clearwater Compliance)와 평가를 실시하기도 했다.
우버는 이미 병원이나 클리닉, 재활센터, 요양원 등 미국 내 100개 이상 의료기관과 베타 테스트를 실시해 대시보드를 통한 관리 용이성, 실제 병원 예약 취소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한다. 우버헬스는 우버가 값비싼 앰뷸런스를 대체해 본격적으로 의료 서비스에 나서는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유버 헬스 같은 서비스가 스마트폰이나 워치 같은 서비스와 결합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 2016년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를 통해 사용자의 심장 발작을 감지, 자동으로 SOS 신호를 보내주는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심장 발작을 감지하면 증상 심각성에 따라 긴급 구조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이 출원 특허는 이메일이나 전화 등으로 긴급 신호를 보내고 생명이 위험하다고 보이면 알아서 119에 전화를 걸어주는 식이다. 또 GPS로 현재 위치를 보내주고 단말은 식별 정보를 통해 관리하고 있어 긴급 연락을 받은 의료진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이 같은 서비스에도 우버 헬스 같은 의료용 차량 공유 서비스를 연동할 수도 있다.
또 우버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는 우버헬스와 마찬가지로 사회 곳곳에 특화 서비스화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선 준공공교통수단(Paratransit)이 운영된다. 노약자나 신체장애자 등 교통약자를 위한 공공 보조 교통수단을 말한다. 미국 내에서 1억마일당 교통 운전자 사망자 수를 연령별로 보면 30∼60대 사이는 2명 이하인 반면 85세 이상이 되면 9명까지 사망률이 치솟는다. 노년층의 경우 시야가 좁고 반응속도가 늦어져 사망률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때 준공공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지만 이 역시 버스 노선에서 2.4km 안쪽에 살고 있는 사람이 이용할 수 있고 외출 계획을 미리 세워둬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또 준공공교통수단의 경우 이용 자격이 엄격해 휠체어를 타고 있는 사람에 한정된다. 고령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교통 수요에 맞는 서비스가 필요할 수 있다. 우버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가 고령화 사회를 위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버도 오토 같은 자율주행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등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지만 자율주행 차량이 등장하면 더더욱 이 같은 교통약자를 위한 서비스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우버나 리프트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교통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 같은 곳에선 이미 도심에선 차량 공유 서비스가 교통의 축으로 자리 잡았다. 우버나 리프트를 이용할 수 없다고 해도 택시를 이용하겠다는 선택이 1%에 불과한 낮은 수준을 기록한 조사 결과도 있다. 물론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차량 공유 서비스는 애당초 기존 교통을 보완하겠다는 취지가 강했지만 실제로는 주요 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은 곳도 있다 보니 오히려 교통량이 증가하는 문제가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 차량 증가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로 이어지는 건 물론이다.
하지만 차량 공유 서비스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 내에서 도심 지역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 이용자 중 24%는 서비스를 매일 혹은 매주 이용 중이라고 한다. 또 자가용을 버리고(?)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 이유 중 37%가 주차장 문제라는 점 역시 도시 내 문제와 차량 공유 서비스의 장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