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오늘은 일신상의 사유로 직장을 하루 쉬게 되었다.
그래서 아내랑 아이와 함께 가까이 사는 고향 시골집에 다녀 왔다.
동네 전체가 돼지똥 냄새로 진동을 한다. 비가 오려나 보다. 비가 오려면 늘 저수지 건너편 돼지축사에서 지독한 돼지똥 냄새가 바람을 타고 넘어온다.
돼지똥 냄새 하면 안타까운 사람이 하나 떠오른다.
고향집에 자주 놀러오는 A 집사라는 분이다. 그 분은 서울에서 대기업에 다니시다 퇴직하고 내려와 시골에 정착하신 분이며, 만날때마다 자꾸 같이 교회 나가자고 하여 사실 마주치기는 꽤 부담스럽다.
그 분이 사시는 데가 바로 저수지 건너편인데, 이쪽 사정을 잘 모르고 뷰와 가격만 생각해 그 쪽에 땅과 집을 성급히 잘못 구입 매우 고생하는 케이스이다.
특히나 날이 더워지면 돼지똥 냄새로 고역을 치르고, 팔고 나가고 싶어도 살 사람이 없어 나갈 수가 없다.
어릴적만 해서 우리 고향은 지하수 샘에서 물을 퍼서 먹고, 도시와는 단절된 깡촌 중 아주 깡촌인 지역이었다.
비가 오면 질퍽거려 발목까지 진흙에 빠지고, 눈이 오면 무릎까지 쌓이던 그런 동네며, 자연과 좋은 공기 빼고는 말할 것이 없는 그런 동네였다. 그런 동네가 수도권과 연결된 도로가 만들어 지고, 외지인 투자도 늘어나면서 마을주민들은 한두집씩 떠나갔다. 이제는 몇집 남지도 않았다.
마을 주민이 땅을 팔며 떠남과 동시에 그 자리엔 공장이 하나둘씩 들어오고, 마을 저 한편에는 양돈축사가 들어왔으며, 좋은 공기대신 미세먼지와 돼지똥 냄새로 진동을 하는 그런 동네가 되었다.. 지하수는 더이상 식수 사용이 불가능하다.
불과 20여년만에 그렇게 된 듯하다.
이제 우리도 땅 다 팔고 아버지가 태어나 자라고, 내가 태어나 자란 고향을 떠나 다른 데로 이사갈 때가 왔나보다......이참에 부모님이랑 함께 수도권으로 이사나 해볼까? 그런데, 재산 다 팔아봐야 겨우 집한채 살 정도 비싼 수도권 집값에 망설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