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불안과 확신 사이에서

lekang(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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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기 위해서는 미래를 봐야 해요.

예전에 던전앤파이터란 게임을 한 적이 있어요. 게임의 주요 콘텐츠는 던전을 돌며 강해지는 것이었지만 저는 별로 관심이 없었죠. 사냥보다 장사가 훨씬 재미있었으니까요. 경매장에 올라오는 물건들을 매점매석해서 비싸게 판다던가, 자전거래를 통해서 경매장 평균가를 떨어뜨린 다음 싼 물건을 싹슬이한다던가요. 현금 50만원정도의 자본밖에 없던, 정말 손톱만한 장사꾼이었지만요. (현금 거래를 200억골드까지 해주는 큰손 -대략 2천만원 정도의 장사꾼들도 있어요.)

어느 날, 강력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몇십 배가 되는 이벤트가 열렸어요. 그런데 아이템을 정화하기 위해서 드는 재료 '농밀한 이계의 정수'는 획득 확률이 낮았어요. 경제학적으로 말하자면 공급탄력성이 부족했죠. 저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현금 40만원을 더 부어서 정수를 수집했어요. (대학생이에요. 큰 돈이었다구요!) 하지만 경매장을 싹슬이하면서 불안감이 들었어요. 혹시 가격이 안 오르진 않을까? 이미 누군가가 막대한 정수를 수집해 놓고 내 아래 가격으로 풀진 않을까? 사람들이 너무 비싸다고 안 사면 어떻게 하지?

저는 가격이 오를 거란 확신은 있었지만 불안했어요. 옛날 격언도 그렇잖아요, 한 바구니에 모든 달걀을 담지 마라. 저는 가진 돈의 절반만 투자했죠. 가격이 오를 게 분명한데, 정말 지금 시세보다 엄청나게 오를 건데도. 그래도 절반만 투자했어요.

그 다음날에, 눈을 질끈 감고 경매장을 켰어요. 가격은 자그마치 세 배로 뛰어 있었죠. 팔지 말고 기다릴까, 아니면 여기서 멈춰야 할까 생각했어요. 언제나 그렇죠,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 저는 물건을 조금씩 내놨어요. 그 때는 고점이었고, 몇 번의 경매장 등록 취소를 통해 총 2.3배의 수익을 냈지요. 정말 머리끝까지 짜릿했어요. 하지만 아쉽기도 했어요. 돈을 전부 투자했더라면. 오를 거라는 확신도 있었는데!

하지만 그게 사람이겠죠. 아무리 확실한 길에서도 불안해 해야 살아남을 수 있던 게 우리들이니까요.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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