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3주동안 묵었어요. 아침이면 자전거를 타고 이온몰에 들러서 아침거리를 샀죠. 비닐 봉투 가득 담은 먹거리를 가지고 바닷가에서 오후 세시 무렵까지 놀다가, 지쳐서 더 못 놀겠다 싶으면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오는 나날이었어요. 세소코 섬의 세소코 비치, 매일 다리를 건너갔었죠. 햇빛은 따갑고 바다는 푸르고. 하루 종일 바다에 잠겨 있으면 손가락이 쪼그라들고 바닷물이 코로 너무 들어와서 토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행복했어요.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날이 있어요. 다리 위를 건너며 아래를 내려다 봤는데 조그만 새끼 거북 한 마리가 머나먼 바다로 헤엄치고 있더라구요. 엄청나게 넓은 바다에서, 주먹 크기만한 바다거북이 발을 열심히 흔들며 태평양 어디로 향하고 있었어요. 파란 물살을 헤치며 '나는 살아 있어, 나는 살아있다구!' 소리치는 듯 했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구경하는 건, 생각보다 가슴 벅찬 일이었어요.
이렇게 다리를 건너고 있는 사진을 게스트 하우스에서 만난 친구가 찍어주기도 했어요.
[친구와 같이 찍은 사진]
게스트하우스에서 둘째날에 만났는데, 한 일주일 정도는 이 친구들과 같이 돌아다녔어요. 밝고 유쾌한 친구였지요. 한국에 돌아와서도 한번 본 친구인데(부산 생각보다 멀더라구요), 요즘은 스카이다이빙을 시도하더라구요. 정말 재미있어 보여서 나도 해야지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도 가끔 생각나요. 마음 속의 우울한 감정은 전부 씻겨 내려가는 7월의 태양 아래에서 바다로 헤험쳐 가던 거북이가요. 뭐가 거북이를 헤험치게 만들었을까, 몇백킬로미터를 헤험치게 하는 힘은 뭘까, 나도 몇천 킬로미터를 헤험치게 하는 목표가 생길까. 그렇게 생각하던 7월의 가슴 벅참이. 그늘이 생기지 않게 내리쬐던 하늘 아래, 푸른 바다와 태양, 그리고 거북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