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오규원
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밤 1시와 2시의 틈 사이로
밤 1시와 2시의 공상의 틈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내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할말 없어 돌아누워 두 눈을 멀뚱하고 있으면,
내 젖은 몸을 안고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
/오규원, 『한 잎의 여자 』
불면증이 밤의 오랜 친구인 사람도 있죠. 저와 같은 방을 쓰던 후배는 머리만 대면 자는 저를 신기하게 여겼습니다. 형은 나랑 이야기하다 10초쯤 말이 없고, 코를 골기 시작한다고. 제 코고는 소리를 녹음해 사람들에게 틀어주던 못되고 재미있는 친구였는데.
물론 제가 코를 좀 심하게 골고 그 친구가 허약해서 저를 옆으로 못 돌려놓긴 했죠 새벽 네시쯤에나 잠들고 아침 열시에 일어나는 생활을 계속하던 후배! 지금쯤 상근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제가 지금도 잘 자는지 궁금해 하던데.
하지만 저도 밤중에 잠들지 못 하는 날들이 있어요. 수많은 고민으로 뒤덮인 나날, 힘든 일이 있었던 날. 할 일을 미뤘던 날들에는 저도 밤을 새고 마네요.
여러분도 불면의 날들이 있었나요? 악마처럼 나를 괴롭히던 밤들이 있었나요? 저는 미래의 걱정이 있는 날엔 힘든 밤이 돼요. 여러분들의 악마가 뭔지 궁금하네요.
그래도 우리는 잘못 살지 않았다고 믿으며, 지금도 열심히 하고 계시잖아요. 그러면 안녕.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