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에서 손톱깎기

lekang(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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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y

오늘 아침은 50kg 스쿼트 4회 x 4세트
케틀벨 스윙 12kg 30회 4세트
버피 12회 5세트 + 10회

  1. 일상의 일들이 기억나지 않는 건 끔찍한 일이다. 평소에 워낙 생각 없이 살다 보니 모든 행동은 단기 기억으로 남고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제기랄. 머릿속으로 메모하고 오늘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하지 않으면 살인자의 기억법처럼 자신이 누군지 잊어버릴 것이다. 책을 읽지 않아서 머릿속에서 물이 흐르지 않는 느낌이다. 내일은 무조건 아침에 독서 한 시간을 해야겠다.

  2. 개인적인 이야기를 어디까지 풀어놓을 수 있을까? 나는 새빨간 거짓말과 진실을 구분할 수 없는 사이라야 간신히 진실들을 풀어놓곤 했다.

  3. 분당방은 언제나 시끌시끌하다. 새 손님이 오셔서 분위기가 더 밝아졌다.
    ...무슨 말을 더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어떤 일이 있었고, 그래서 좋았고, 그래서 기뻤다는 이야기를 구성하기가 왜 이렇게 힘들지? 4번에서 연습해보자.

4.기린님 짱 좋음 맨처음에 어뜨케 친해졌드라? 기린님 닭장떡국 만들면서 친해졌음ㅋㅋㅋ 맛있을 것 같아서 해보았는데 진짜 맛은 있었지만 너무 많이 만들어서 삼일 내내 떡국만 먹었음 ㅋㅋㅋㅋㅋㅋ 닭 한마리에 냄비 두개 썼더니 아주 그냥 ㅋㅋㅋㅋ 원래 삼촌이랑 같이 먹었어야 했는데 삼촌 배탈나서 안 먹고 기름지다고 안먹고 ㅋㅋㅋ 그 때 똑같은 음식은 여섯끼까지만 이라고 생각함 ㅋㅋㅋㅋ 기린님 댓글 막 재치 넘치고 스타킹 빵꾸낫다구 매직으로 발가락 칠하구 ㅋㅋㅋㅋ 짱재밌음 그렇다고 꼭 항상 밝은 건 아니구 제 9의 인격이 뿅 하고 튀어나올 때도 있는데 그때는 또 완전 센치함ㅋㅋㅋㅋㅋㅋ 꺅ㅋㅋㅋㅋㅋㅋㅋ

  1. 버스 정류장에서 손톱을 깎았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날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할 듯 싶어 부러진 손톱을 깎았다고 거짓말을 할까 했다. 하지만 굳이 거짓말할 필요가 뭐 있을까 싶어서, 그냥 쓴다.
    나는 아토피 피부염이 심해서 손톱을 짧게 깎아줘야 했지만, 장장 19년을 아토피와 같이 살며 손톱손질 따윈 쥐나 줬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토피 환자가 평범한 사람처럼 손톱을 깎았다. 손톱에 관심을 가진 건 채 2년이 안 된다. 아마 손등이 거뭇해지도록 긁은 다음 생긴 버릇같다.

피가 나도록 손등과 목을 긁으면서도 귀찮아서 내버려 뒀었다. 상처에 대해 무관심했고, 상처들은 해가 갈수록 두꺼워졌다. 나이를 먹고 나서야 간신히 상처가 생기기 전 대비하는 법을 배웠다. 아무래도 나는 철 드는 것도, 몸이 크는 것도 느린 것 같다.

손톱을 모아 풀밭에 버리며 쥐 이야기를 생각했다. 쥐는 왜 사람이 되고 싶어 했을까? 사람이 돼 봤자 오래 살아야 하고 표정을 감출 수도 없고 미세먼지를 마셔야 하고 오랫동안 고독을 견뎌야 하고 출근에 출근을 거듭해야 하는 데.

사람으로 태어난 나는 궁금하다
내 꼬리를 잘라 준 주인은 어떤 기도와 함께 나를 묻었을까
가만히 꼬리뼈를 만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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