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는 내 마음대로 재료는 가나님의 파브리코 소시지 + 이케아 모닝빵 근데 여동생이 만들었는데 제가 만들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여동생에게 만들어달라고 한 거면 내가 만든 게 맞겠죠? 제가 요리할 때 행켈 식칼을 썼다고 행켈 식칼이 요리를 한 게 아니듯... 논리구조가 이상하지만 넘어가도록 합시다.
세렌디피티가 우연한 발견이라는 뜻이래요. 일요일에 밋업을 하면서 들은 영화 이야긴데요, 남자와 여자가 만나요. 둘은 너무 잘 맞는 것 같아요. 다만 둘 다 약혼한 사람이 있다는 것만 빼면? 둘은 서로의 만남에 대해 고민하다, 남자가 지폐에 자신의 연락처를 적은 다음 그걸로 신문을 사버려요. 여자는 책에 자신의 연락처를 적어 중고 장터에 팔아버렸죠. 그리고 이야기해요. 우리가 만날 인연이라면 이게 언젠가 돌아 우리에게 오겠죠. 그 때 봐요.
이 둘은 다시 만났을까요. 그토록 끌렸다면 말을 했어야죠. 약혼을 파기하는 한이 있어도 당신과 함께 있고 싶어요라고.
빔바가 3년 전에 세렌디피티와 디스토피아, 모라토리엄을 헷갈리는 저를 위해 어이없어 해 준 적이 있어요. 3년이 지나고 세렌디피티란 단어를 다시 들어서 너무 신기했고, 단어의 의미에 대해 생각했어요.
나는 세렌디피티를 기다렸어요. 누가 운명처럼 와서 말 걸어주기를 기다렸죠. 말 걸기 어려워하는 마음 속 두려움을 읽고 괜찮다고 해주길 바랐어요. 하지만 말을 걸어 주는 사람은 드물었고, 나는 홀로 서서 쓸쓸해하곤 했죠.
언제나 열려 있는 당신의 문을
내가 정작 닫은 줄 모르고
평생 당신의 벽 앞에 엎드려 울고 있었다
내가 두려운 만큼 상대방도 똑같이 두려웠겠죠. 나는 그것도 모르고 혼자 서서 슬퍼하고, 먼저 문을 열어주기를 바랐어요. 바보같은 사람... 문이 이미 열려 있었는데 내가 닫은 것도 모른 채. 다른 사람이 내게 먼저 어딘가 가자고 권해 주기도 했지만, 나는 그때 고개를 끄덕거리고 내가 나중에 다시 청하지는 못했어요.
사실, 이런 고민을 아흔 아홉번씩 아흔 아홉번을 했어요. 9,801번이란 어중간한 숫자가 나오네요. 하지만 고민하고도 아무 답도 내지 못했었어요. 내 이십대가 다 가도록, 멍청이같이. 항상 고민했다는 걸 잊어버리고 슬퍼하길 반복했죠.
이제... 잊어버리지 않을 거에요. 5600번 버스를 타지 않기로 한 것처럼. 오늘은 서현역까지 마을버스를 타고 갔지요. 나는 이렇게 방법을 찾을 거에요. 안녕이란 말로 인사할 거에요. 조금씩 노력할 거에요. 하루에 조금씩만 나아지게 해 줘요.
모두들 안녕, 안녕. 내일도 작은 시와 내 이야기로 찾아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