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르캉이에요. 오늘도 사람들에게 시달리느라 글이 조금 까칠해졌네요. 어쩌면 지옥을 탈출하려고 시작한 노가다가 지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아니었을까요?
아래의 사진은 삼성의 h1 입구입니다. 게이트의 아래에는 '이곳에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라는 라틴어 경구가 쓰여있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업체를 정하고 준비해야 될 것을 알아봐요.
첫째. 어떠한 인간 군상을 봐도 놀라지 않을 마음가짐. 다섯시 퇴근인데 네시 오십 오분까지 일을 하고도 아직 마무리가 안 됐다며 눈깔을 까 뒤집는 임팀장을 보고도 평온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해요. 항상 얼굴이 시뻘개져서 소리를 지르고 부들거리니까 카페 진동벨이라는 별명을 붙여 줬어요.
하지만 퇴근시간 십분 전까지도 현장 정리 안하고 일 시키는 꼴을 보면 제가 쓰러질 지경입니다. 일을 더 한다고 돈을 주는 것도 아니죠. 다른 팀은 다섯시에 정리하고 나가는데 우리만 남아 작업하고 있으면 팀장 이하 반장 및 조공들은 지옥입니다.
우리가 따지면 '우리는~~~어~~? 장기야!! 다른 팀 신경쓰면 일 못해! 걔들은 이삼개월 하고 떠날 사람들이라고.' 나도 이삼개월이면 떠날 사람인데 돈 받은 만큼만 일하자 좀
둘째. 어떠한 인간 군상을 봐도 놀라지 않을 마음가짐. 일년을 일했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안전담당으로 쫓겨난 정안전을 보고도 화나지 않아야 합니다(서른 여섯 + 애 다섯살) 그 외에도 도면 제대로 못 보고 이상한 데에다 구멍 뚫고 스프링쿨러 밸브 반대로 돌려서 현장 물바다로 만드는 사람들을 참아줘야 하죠.
같이 일하는 스물 다섯 배관사는 '이런 멍청한 사람들은 부려먹힘 당하는 거고 그중 좀 나은 사람은 팀장 하는 거고. 똑똑한 사람들은 사람 장사 하는거죠. 이정도 빠가사리면 우리 집 도배도 3만원 주고 시킬 수 있어요.'라 평했습니다.
셋째. 기겁할만한 흡연 속에서 참아야 해요. 흡연률 80퍼센트에 차 안에서 담배 피는 거 진짜냐? 침대에 누워서 담배피는 거 진짜?
넷째. 건설기초교육안전증 (4만원, 4시간)과 건강검진, 등본, 화학물질취급교육(2시간, 온라인교육), 통장, 이력서, 건강보험증. 이거 없으면 일을 안 시켜주지만 다만 첫번째와 두번째가 없으면 일하다 때려칩니다.
다섯째. 담배 심부름 및 커피심부름 시키는 꼰대를 참아줄만한 능력. 생각해보니 첫번째부터 다섯째까지 참는 능력만 있으면 노가다도 가능하네요! 고등학교 3년도 참았고 군대 2년도 참았고 취업준비 3년도 잘 참았잖아요. 살인 한번이면 참을 인자 세번도 면한다니 조금만 더 참으세요. 언젠가 복이 오지 않겠어요?
이 다섯가지만 있다면 당신도 노가다를 시작할 수 있답니다! 심지어 남성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여성분들도 신호수나 안전으로 많이들 취업하시는데요. 현장에 서 있으면 2500명의 남자들이 당신의 얼굴을 한 번씩 보고 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돈 많이 주니까요, 조금만 참아서 돈 바짝 벌고 지옥 탈출하기를 바랍니다. 다음 이야기로 찾아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