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으로 기분좋은 이때에...
간호연대 단톡방에 서울에 ㅇㅅ병원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단 소식이 들려왔다.
처음엔 사실 확인이 제대로 안되어 긴가 민가 하고 있었는데.. 기사들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걸 보니 사실인가보다.
에휴... 왜 죽니... 그냥 병원을 그만두지... 병원이 뭐라고...
란 생각이 들지만.. 의외로 많은 간호사들이 병원을 그만 두지 못하고 자살 생각을 많이 한다.
기사에 보면 주로 태움의 문화때문이라고 포커스를 잡는것 같다. 그래서 윗사람들을 질타하고 욕하고 끝내려는것 같은 기분이 드는건 왜일까?
나도 신졸때 태움을 당했다. 그 태움을 당하면서 내가 이 직업을 잘 못 선택한걸까? 아니면 사회는 다 이렇게 무서운걸까? 내가 그렇게 천지바보 같은 사람인건가? 란 생각을 하면서 매일 울고. 꿈속에서도 혼나는 꿈과 사고치는 꿈과 침대 시트가는 꿈을 꾸며 피곤한채로 일어나 일을 하러 가고는 했다. 내가 살아 남은건... 낭창한 내 성격도 한몫했지만... 몇개월 뒤에 같이 일하게 된 내 친구에게로 태움의 포커스가 옮겨가면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난 운이 좋아 사고를 그나마 덜 쳤고.. 내친군 이상하게 일복도 많고 사고도 많았다. 결국 그 친구는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꿈의 직장으로 이직을 해버렸다. 난 내친구들도 있었고... 수선생님도 일은 못하셨지만 사람들을 쪼으는 성격도 아니셔서 그래도 3년 잘 버티다 나올 수 있었다.
이번에 하늘 나라로 간 그 간호사는 중환자실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남자친구라는 사람이 글을 올린거에 따르면 공부도 열심히 했다고... 잠도 얼마 자지도 못하고... 너무 열심히 했구나... 열심히 한 사람을 탓할 순 없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드는건 어쩔수 없다.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니 엄하게 할 수 밖에 없긴하지만 유독 별거 아닌걸로 사람을 맘에 안들어 하면서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인격의 문제도 있겠지만. 일하는 환경이 사람을 더 궁지로 몰아넣는다는건 부인할 수 없다.
미국은 중환자실에 근무하면 간호사 1인당 많으면 3명을 본다. 여기엔 LPN, CNA가 팀으로 같이 들어가고 3명은 중환자 중에서도 중증도가 좀 낮을때 보는 숫자다. 한국은 내가 중환자 실에서 근무해본적은 없지만... 7명씩도 본다고 한다. 그중에 갑자기 응급 상황이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지면 정규적인 일은 아무것도 못하고 CPR하다 멘붕온다고들 하더라. 아.. 상상만해도 힘들다.
나도 지금 병원에서 갑자기 할머니 한분이 안좋아 지셔서 CPR을 한적이 있다. 60명의 다다르는 환자들을 간호사 3명이서 보고 있었고 당직의 한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내 담당이 아니었으나 다른 환자들은 제쳐두고 그 할머니한테 붙어서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난 CPR을 해본적이 없었다. 애들이 입원해봤자 감기 장염이고 수술 해봤자 탈장 사시수술이 주를 이루었기에... 병실 한방을 차지하고 있던 백혈병 아이들도 응급 상황이 벌어지면 병동에서 CPR하지 않고 소아중환자실로 들고 뛰면 되었기에... 해본 적이 없는 상황에 무서웠다. 일단 난 주치의와 연결이 안되는 보호자에게 연락을 하느라 바빴고(혹시 병원에 나이 많으신 조부모님이나 부모님을 모시고 계신분들은 꼭 전화길 곁에 두시고 병원에서 오는 전화를 받아 부탁드린다. ) 담당간호사는 당직의와함께 기관삽관과 CPR을 하기에 바빴다. (CPR을 하는게 그렇게 힘든일인지 몰랐다. 담당간호사가 담당의에게 전화로 환자 상황을 노티하는 사이에 손을 잠깐 바꿔줬는데... 하고 나서 손이 후덜거려서 다른 일을 못하겠더라...) 그러다 결국 전원 오더가 나서 CPR을 하면서 바로옆 대학병원으로 옮겼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생쑈를 하고 일을 끝냈더니..
담당의는 왜 CPR을 바보 같이 하고 있냐 빨리 보내지...
보호자는 뒤늦게 전화받고 왜자꾸 전화했냐... 란 소리나 듣는 우리들이다.
다행히 그때 할머니는 살아나셨으니 망정이지 안그럼 소송걸렸을지도.... 이렇게 한명을 CPR 상황이 벌어져도 정신이 없는데 동시 다발적으로 3~4명 일어나면.. 이렇게 적은 숫자로 일을 하고 있는 이상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것 같다.
간호사들의 태움 문화를 비판하기 이전에 왜 태울수 밖에 없었는지는 다들 관심이 없는것 같다.
이전에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 하는 시위에 대해서 @vop-news에 제보도 하고 기사도 나고 한적이 있다. https://steemit.com/kr/@vop-news/ohnammemom
환잘 살리기 위해 일하지만 정작 자신들끼린 죽어가는 간호사. 우리도 잘 살면서 일하고 싶다. 태우지 않고 일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간호사 1명당 환자수를 법제화하여 병원들이 꼼수를 못두게 해야할것이다. 아무리 이번 사건의 윗 사람들을 처벌한다고 해서 간호하는 환경이 바뀌지 않는 이상 태움이란 문화는 지속될수 밖에 없고 또 누군가는 죽어나갈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청와대에 청원글을 누가 올렸다. 이글을 보시는 분들에게 청원을 같이 해주십사 부탁드린다.
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141632
청원에 동참해 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단 말씀 드립니다. 하신분은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덧글...
@teemocat님의 댓글을 보고 이글이 힘든 근무환경을 빌미로 태움을 정당화 하는 모양새일 수도 있겠다 시퍼 덧글을 답니다.
태움을 한 그 선배라는 사람들은 당연히 벌을 받아야하고 태움의 문화는 없어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시작한 병동에서 태움 없이도 열심히 잘 일했었고 태움없이도 일 할 수 있음을 간호사들도 보여줬으면좋겠습니다.
어떤 직장에 가도 또라이는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 또라이가 사람을 죽이게 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부터라도 육아휴직에 복귀하게 되서 태우는 또라이가 있다면 열심히 싸워볼 생각입니다.
덧덧글
감사드리는 맘에 댓글에다 100% 업봇했더니 파워가 쓩쓩줄어 보상이 자꾸 작아지네요. 파워회복하고 다시 댓글에다 보팅해드릴거예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