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s to @tata1
요즘 이호가 6세가 되면서 소근육 발달이 많이 되고, 생각하는 것과 할 수 있는 행동이 근접해져가며, 말도 꽤 잘하게 되는 터라 일호와 종종 작업을 같이 한다. 오늘은 다 씻고 나서 오순도순 비즈놀이를 하는 일호와 이호. 이호가 만들어 놓은 네모 비즈 위에 빨간색 비즈로 일호가 이호의 이름을 만들고 있었다.
이호 : 언니, 그거 하면 안돼.
일호 : 왜?
이호 : 그거 유행이야.
일호: . . . 유행이 뭐야?
이호 : . . . 유행은 . . . 빨간색으로 글씨나 이름 쓰면 안되는 거야.
일호 : 그렇구나. . . 왜?
이호 : 나도 잘 모르겠어. . .
이건 또 무슨 대화인건지... 이호는 유행이란 단어의 정의를 저렇게 알고 있었구나... ㅎㅎㅎ
나는 이 대화를 듣지 못했고 신랑이 나중에 이야기 해줬다. 밖에서 다른 아이들 머리카락을 다 말리고 일호 차례가 되어 앞에 앉아서 하는 말이...
엄마! 빨간색으로 이름 쓰면 안돼요?
나는 앞의 대화의 내용을 모르니 갑자기 어리둥절 했으나... 빨간색으로 이름을 쓰면 죽는다고 했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떠올라서 일호에게 심각한 목소리로 말해줬다.
빨간색으로 이름 쓰면.... 죽.어.
라고 말하는 순간 웃고 있던 일호의 눈이 커지면서 겁에 질린 얼굴이 됐다. 너무 순식간에 표정이 바뀌어서 너무 웃겼다. 그래서 깔깔 거리면서 웃고 있는데 일호는 정말 무서워하고 있었다.
엄마. 정말 죽어요? 나 무서워요.
울 일호는 정말 겁이 많다. 상상력이 풍부해서 그런지 다른 애들보다 더 무서움을 많이 탄다.
머릴 다 말리고 누구한테 빨간색으로 이름을 쓰면 안되는지 들었냐고 물었더니 이호가 가르쳐 줬댄다. 그래서 이호에게 넌 또 어디서 들었냐 그랬더니..
유치원 선생님이 말해줬어요.
ㅋㅋㅋㅋ 유치원 선생님은 또 왜 그런 말을 해주셔서...
일호가 너무 무서워하길래... 사실은 죽지 않는다고 그냥 옛날 사람들이 하는 말인데 그냥 하는 말이라 해줬더니 그럼 빨간색으로 본인 이름을 적어도 안죽냐면서 계속 물어보길래
아이고... 안죽는다고!!!
했더니 ,그럼 자기 이름을 적어보겠단다.
이렇게 두글자만 적고 무서웠는지 차마 마지막 글자는 적지 못하고 또 안죽냐고 물어봤다.
어지간히 무서웠나보다. 안죽는다는 확답을 다시 한번 듣고 마지막자까지 적고나서 본인이 멀쩡한 걸 확인한 일호가 소리쳤다.
안죽네!!!!!!!!
아... 일호야.. 엄마가 대체 안죽는다고 몇번을 말해줬니... 이런 도마같으니라고...(성경에 나오는 인물인데, 예수님의 부활을 의심했다가 예수님한테 딱 걸렸다.)
그러고 나서 일호와 이호 둘이서 계속 빨간색으로 이름을 적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좀 크니깐 저렇게 노는구나... 뭔가 뿌듯하고 귀엽기도 하고 그런 기분? 이게 아이들의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즐거움이구나 싶었다가... 안자고 둘이 계속 장난치길래
자라고!!!!
샤우팅을 오늘도 했다.
하...이것들이 엄말 들었다 놨다하는구나.
아이들을 다 재우고 책상 위를 봤더니 빨간색 비즈로 이호의 이름이 만들어져 있었다. 안죽으니깐 안심하고 만들었나보다.
요즘 유행은 빨간색으로 이름을 적으면 안되는 것.
빨간색으로 이름을 적으면 죽는 줄 알았으나 죽지 않는다는걸 배운 일호와 이호.
나중에 나도 궁금해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한 세가지 정도의 설이 있었다. 그중에 내가 보기에 가장 수긍이 가는 설은 6.25전쟁에 얽힌 설이다. 당시 국군에서는 사망한 병사의 이름에 빨간 줄을쳐 사망을 표시했고, 전사한 가족에게 보내는 전사 통보서에도 이름을 빨간색으로 기입했다고 한다. 이 때부터 우리나라에서 죽은 사람의 이름을 붉은색으로 쓰게 되었고 빨간펜 미신으로 이어졌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출처:http://www.ohfun.net/?ac=article_view&entry_id=10492#close_kova)
하지만 어디까지나 설... 출처 사이트 이름도 Oh fun이다.
트랜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빨간색으로 이름을 적지 말아야겠다. 난 유행에 민감한 엄마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