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자 이야기] 수영, 그 세번째.

leeja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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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bok@dabok님 감사합니다. ^^

수영, 첫번째
수영, 두번째
위 두 이야기와 이어집니다.

원래는 저번주 토요일에 세번째 수기를 썼어야했는데...
주 3회 수업인데. 주 1회 수업만 갔던터라 이번주 화요일에 가고 나서 써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화요일도 가지 못해 오늘 다녀온 후 이렇게 쓴다.

수영 다섯번째 수업

그 전주 토요일에 송해공원과 옥연지를 다녀온 여파가 컸는지 콧물이 줄줄...거리다 결국 늦잠을 자는 바람에 일어나지 못해 skip.
신랑의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다.

니가 그러면 그렇지...

란 눈빛을 마구 쏜다.

수영 여섯번째 수업

신랑의 눈치를 보면서 겨우겨우 일어나 반쯤 감긴 눈으로 수영장으로 몸을 밀어냈다.
새벽이니 차 타면 금방 간다.
몇번 와봤다고 익숙하게 주차를 하고 사물함 번호표를 뽑아 샤워장 안으로 들어갔다.
배고프면 수영이 안될까봐 느긋하게 시리얼을 말아 먹고 온지라 좀 늦었다.
부랴부랴 씻고, 아줌마들이 하는 팁을 내몸에 적용해본다.
비누칠 해서 수영복 입기.
근데 비누가 모자랐는가.... 그냥 입으나 비누칠 해서 입으나 어깨 담걸릴것같은 수영복입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열심히 입고 있는데 수영장에서 국민체조 음악이 나온다.
맘이 급해져서 후닥후닥 입고, 맘은 급한데, 미끄러져 넘어지면 안되니깐 육중한 몸을 이끌고 종종 걸음으로 수영장으로 나갔다. (내 발목이 불쌍하단 생각을 하며..)
일단 아무데나 자리를 잡고 국민체조를 따라하면서 두리번 거리니 우리반 사람들은 6번 레인에 들어가있다.
친구가 보인다.
반갑게 눈인사를 하고...
지난 시간에 뭐했는지 물었더니 별거 안했단다. 다행이다.
우리반은 아직도 발차기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모르는 사람도 더 늘었다. 어떻게 중간에 새로 들어올수가 있지?? 궁굼해지지만 굳이 물어보진 않았다. 난 내 궁금함을 풀기 위해 낯선 사람들에게 말을 걸지 않기에..
큰 수영장에서 발차리 연습을 하며 왔다갔다 하다가 다시 유아풀장으로 간다.
드디어 팔 돌리기를 배우는 때가 온 것이다.
벽잡고 팔을 돌리기를 할때 어깨를 같이 돌리라는 설명을 들었다.
친구 옆에서 하고 있는데...
그 친구가...

언니~ 우리 서로 봐주기 해요.

어.... 언니??? 내가 언니였구나... 난 친구가 언닌줄 알았는데...
속으로 깜짝 놀랐지만 태연한척 그래요~ 해봐요. 하며 서로 봐줬다.
나이가 궁금했지만 물어보지 않았다. 뭐 어짜피 내가 언니니깐..
벽을 잡고 연습하다가 작은 풀장 안에서 발차기와 함께 팔돌리기를 연습하기로 했다.
초급반이다 보니 각양각색으로 아주 중구난방으로 수영을 하고 있다.
보고 있으면 재미있다. 뭐 나도 똑같겠지만...
내 차례가 되어 출발 소리와 함께 가르쳐준걸 최대한 따라하려고 해보았다.
반대편까지 가서 일어서니 선생님이 100점을 외치고 있었다.
허나 나 말고 한명이 더 있었기에 내가 100점인지 그분이 100점인지 알지 못한 채 친구... 아니 그 동생분 곁으로 갔더니..

언니는 팔을 너무 작게 돌려요.

라고 말해줬다.
언니라니 아무리 들어도 어색하다...
그 동생분이 담달에도 수업 들을꺼냐고 묻길래, 그럴꺼라 했더니, 이렇게 수영 못하는데 다음 단계를 할 수 있겠냐고 걱정이다. 나도 걱정된다 했더니 선생님께 물어보자고 한다.
적극적인 동생이다. 옆에 잘 붙어 있으면 반에서 뒤쳐질 일은 없을 것 같다.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께 그 동생분과 나는 어떤 수업을 들어야할까 물어보았다.
그런데 우리 반이 선생님과 함께 다 중급반으로 올라가는거란다.

아....
난 우리 선생님에게서 못벗어나는것인가?
그 작디작은 수영복을 계속 봐야하는 것인가?
난 타이밍이 왜 이 모양인가?

란 생각을 하며 샤워장으로 갔다.

그런데...

이런.....

수건이 없다.

아... 어쩌지?어쩌지하면서 일단 씻으면서 머리를 최대한을 굴렸다.
다 씻고 최대한 내 몸의 물을 털어내면서 울 신랑이 애들을 씻길때 했던 말을 기억해냈다.

물은 줄줄 안흐를 정도만 되면 옷으로 닦는거야.

그 말할때 욕했는데
그 말이 지금은 힘이 되고 있다.
나갔더니 드라이어가 짠~하고 눈에 보였다.
머리를 말리는척 몸을 슬쩍 슬쩍 말렸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으리라.
그러곤 옷으로 남아있는 물을 닦았다.
그 누구도 내가 수건을 안가져왔단 사실을 모르는것 같다. 성공이다.(사실,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다.)
평일이었기에 신랑의 출근을 위해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수영 일곱번째, 여덟번째 수업

skipped.
사정이 있었으나 굳이 밝히지 않는다.

수영 아홉번째 수업

오늘이다. 두번이나 연달아 빠져서 몸은 더 가기 싫어했지만 어제 sunshineyaya7@sunshineyaya7 님이 수영 후기가 있나 보러 오셨다가 다른 글을 읽으셨단 말에,
아.. 나의 수영을 기다려주는 사람도 있구나 싶어서 그녀를 위해 갔다.
스팀잇은 나를 건강하게하는구나. ㅎ

오늘은 우리 선생님이 아니다. 이번주는 선생님의 개인사정으로 휴가를 가신터라 다른 선생님이 대신 수업을 해주셨다.
잘.생.겼.다.
양조위 닮았다.
그 선생님 반으로 옮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설명도 더 잘해주는 것 같다. 얼굴의 힘인가?
몸도 우리 선생님보다 더 좋다.
우리 선생님은 백종원님 얼굴에 동글동글 귀여운 몸매인데...
이 선생님은 양조위 얼굴에 잔근육이.. 흠...
말투가 좀 거칠긴 한데... 얼굴때문에 가려진다.
수영복도....
분명히 우리선생님것처럼 작은데 작아보이지 않는다. 딱. 적당해보인다.
역시 모든 것의 완성은 얼굴인것인가?
megaspore@megaspore님의 자존감의 출발점이란 글이 생각난다.

이번 토요일까지 이선생님이 수업해주신다. 토욜엔 필참이다.

우리반은 아직 자유영에서 숨 쉴 줄을 모른다. 이번달 안으로 숨을 쉴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이러다 담달로 넘어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오늘은 수건을 가져왔다. 당당히 몸을 수건으로 닦고 있는데... 몸을 말려주는 듯한 기계가 새로 들어와있다. 올라서면 바람이 불어 물을 말려준다. 나처럼 수건을 종종 안가져오는 분들이 있나보다.
옷을 서둘러 입고 다음달 수영강습을 등록했다.
대구은행에서 발급해주는 아이조아 카드를 이용하면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수영장은 반값이다. 다자녀 혜택을 이런데서 보는구나.
그래서 24000원 결제하고 왔다. 자랑이다.

기분 좋게 결제 후 밖을 나왔다.
어젠 그렇게 비오고 눈오고 을씨년스럽던 하늘이 파랗다.
주차장을 걸어가는데 배도 들어간 기분이다. (수영 40분한건데..)
집에 오는 길에 보이는 앞산이 눈에 덮혀 아름답다.
돌아오는길에 라디오에서 "빨간맛"이 흘러나온다.
상큼한 기분으로 운전대를 잡고 레드 벨벳인냥 몸을 흔들어본다.

빨간맛~ 궁금해 허니~

그 뒤론 가사를 아무리 들어도 모르겠다. 무슨 말을 하는건지...
이렇게 늙어가지만 수영은 상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