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디자이너, 마케터, 혹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위한 자기계발서다. 다양한 분야에서 브랜딩을 맡아 온 미즈노 마나부는 '센스'를 핵심 자질로 꼽으며 센스를 높이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센스는 옷 입는 센스가 좋다, 경영 센스가 좋다고 할 때의 센스다. (일본과 한국에서의 어감이 비슷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저자는 센스를 "수치화할 수 없는 사실과 현상을 최적화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센스는 타고난 능력으로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사실 센스는 지식에 기반한 정밀함이며 노력으로 얻어질 수 있다. 이것이 책의 핵심 주장이다.
평범함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여기서 평범함이란 통계적 다수 혹은 평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물건을 떠올릴 때 생각나는 대표적인 이미지, 그것을 통해서 좋고 나쁨을 판가름 할 수 있는 표본을 말한다. 청바지를 예로 들면 리바이스 501은 오랜 기간동안 폭넓은 사랑을 받아 온, '이것이 청바지다'라고 말할 수 있는 오리지널 라인이다.
시장조사를 기반으로 한 기획은 결함이 있다. 남의 판단에 의존하는 방식은 창조성을 떨어뜨리고 책임 소재를 불명확하게 한다. 어떤 제품이 안 팔린다면 '시장조사 결과대로 했습니다' 라고 변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치화할 수 없는 사실들 사이에서 기업이 미의식 즉 센스를 발휘해야 한다.
센스는 지식의 축적을 기반으로 한다.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것들의 지식을 수집하고 (위에서 말한 평범함의 패턴을 찾아내고) 새롭게 알게 된 것을 덧붙이면 센스 있는 제품이 탄생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A를 A'로 바꾸는 것이 센스다. 그러려면 주관을 확신하지 말고 객관적인 정보를 모아야 한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항공에서 로고를 만들어 달라는 의뢰가 온다면 '헬베티카'라는 서체는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헬베티카는 '콘페더라치오 헬베티카'라는 스위스 연방을 나타나는 라틴어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이는 국가를 대표하는 항공사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 지식을 축적한다는 것은 이런 정보를 수집하여 세밀함을 추구하는 것이다.
어떻게 센스를 늘릴까?
이상으로 책의 내용을 정리했다. 센스는 지식의 축적을 통해 연마할 수 있으며, 세심하게 최적화해야 한다는 일관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덧붙이면 디자이너의 책답게 책 표지가 예쁘고 내부 디자인도 감각적이다. 위 여백이 좁다는 느낌은 들지만 책을 제작하는 사람이라면 참고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