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
<토니 에드만>은 일상을 폭력적으로 찟어발기며 '정지'시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를 단절할 수 없는 아버지 빈프리트를 둔 이네스의 이야기이며, 너무 오래 분리된 채 살아왔던 일상이었기에 서로를 바라보기 위해 '가면'이, '분장'이 필요했던 가족의 이야기이다.
여러가지 흥미로운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그 중에서 내게는 저 '정지'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김믿음 선생님은 극중의 '죽음'이라는 사건이, 그리고 토니 에드만의 '위트'들이, 더 나아가 '가족' 그 자체가 일상의 정지 곧 삶의 방식의 정지를 가져온다는 점을 지적하셨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가족구성원이나 인척의 죽음에서 일상을 멈추며, 삶의 다양한 순간 속에서 위트를 통해 그때의 사유와 말의 휴지기를 갖는다. 마찬가지로 본래 가족의 자리가 없던 일상 속에서 갑자기 가족이 등장했을 때 영원한 것으로 인지하고 있는 삶을 멈추고 가족의 삶으로 들어간다. 극중 직장에 갑자기 찾아온 아버지를 만난 이네스처럼 말이다.
갑작스러운 정지는 처음에는 짜증, 불편함, 혹은 귀찮은 것 같지만, 이내 그것은 우리에게 우리의 삶의 방식은 '정지'가 가능하며, 또한 한편으로는 그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려준다.
오늘날 우리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 나는 <토니 에드만>을 보면서 그것이 '삶의 정지', 혹은 '일상의 휴지休止’ 아닐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연출가인 김믿음 선생님의 영화 보는 방식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단순히 스토리가 아니라 연출로, 샷의 길이로도 영화를 이해하고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은 아마 연출가의 도움이 아니고선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