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복잡하다.
스팀잇을 접하고 여러 많은분들의 필력이 담긴 글들과 인생사 이야기, 정성이 담긴 글을 보면서 내 지난날을 되돌아봤다.
내 인생은 참 특별할 것이 없다. 남들은 평범한 삶이 제일 잘 사는 삶이라고 하지만 나의 평범함 뒤에 숨겨진건 보잘것 없는 시간들이라 딱히 내세울만한것도 없다. 딱히 뭔가에 꽂혀서 빠져본 기억도, 열심히 뭔가를 집중해서 해본 기억도 없다.
그래서 미국에 정착한지 몇년이 흘렀건만 아직까지도 그럴싸한 영어 한마디 못하는 것 같다.
역시 게으른 나의 삶이란...
어렸을 적에는 하도 내성적인 성격에 친구사귀는것도 참 힘들었다. 그래서 종이위에 예쁜 소녀 하나 그려넣어 혼자 이야기 하듯 노는게 일상이었다. 혼자 공상하는 것을 좋아했고, 머릿속에서 다른 타인을 만들어 이야길 하는 걸 좋아했다. 학교생활 하면서 친한 친구를 만들고 사귄다는건 나에겐 외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불안한 일이었다. 물론 친구들과 같이어울리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방법을 몰랐던 것 같다. 그러다 한 친구가 다가왔고, 그 친구는 나를 미술의 세계로 인도했다. 그 친구의 손길은 나에게 그림을 본격적으로 접한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그림그리기였는데 난 디자인을 전공으로 택했다. 소위 말하는 밥벌이 때문인데 이 선택은 나에게 쓴 맛을 안겨줌과 동시에 꿀맛도 조금은 선사해주기도 했다.
대학시절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들을 만들어줬고, 사회생활 하면서도 운좋게 좋은 사람들과 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뒤에 쓴맛은 나에겐 디자인의 미적감각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게된 순간이었다. 윗 상사가 말씀하시길 하다보면 결국 경험치가 쌓이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데 난 그 경지 근처도 못가보고 맨날 허둥대야만 했다. 전문직이지만 전문가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미국으로 온 이후에도 언어를 배제할 순 없겠지만 쉽사리 디자인 관련직을 구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내가 내 수준을 잘 알기에...
아직 이른 시기일 수 있지만 내 인생에서 내세울만한게 있느냐고 물어봤을 때 아직은 없어서 할 말이 없다.
스팀잇을 접하면서 예전에 그렇게 그리고 싶었던 그림들을 그리며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처음엔 가볍게 그렸던 그림들이 최근엔 무거운 책임과 부담이 되고 있다. 일전에 전문가가 되어 전시회를 하고 싶다고 말한 적 있었는데 지금은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많은분들이 제 그림을 좋아해주셔서 힘이 나긴 하지만 요즘 나 자신으로부턴 내 그림이 마냥 맘에 들지 않는다.
아마 먼저 드는 생각은 '뭐야 그림 그린지 얼마나됐다고 벌써 저런생각을 해' 대충 이럴 것 같다.
아마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한 삶을 산건 아닐까...
별것 아닌 그림에 완벽주의를 표방한건가?
뭐 하나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벌써부터 저런 생각을...고작 한달 남짓 됐는데 이런 생각하는 내가 너무 짜증나고 웃기다.
그러다 이내 펜을 다시 들것이다.
어린시절 종이위에 그렸던 내 소꿉친구를 떠올리면서...
특별할 것 없었던 내 게으른 삶에 그림이 다시 찾아왔다. 아마도 내 욕심이 처음부터 컸던건 아닐까.. 글을 써내려가니 내 마음의 물결이 점점 잠잠해진다.
다음엔 이불 킥 하겠지... 하 다시 지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