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은 해난사고 그리고 국가의 구조실패로 인해 피해자가 늘어난 사건 정도로 끝날 수 있었지만(불행한 사건이 아니라거나 작은 사건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책임을 회피하려는 박근혜 정권과 피해자들을 탄압하는 기이한 광경, 단식하는 유족들, 단식하는 사람들 앞에서 치킨과 '오뎅'을 처먹는 자들, 국회까지 가서 대통령과 여당대표에게 무릎꿇은 유족들, 그들을 마치 없는 것처럼 무시하고 지나간 대통령 등 사고발생 이후에 정권에 의해 벌어진 일련의 비극들로 인해 거대한 정치적 상징이 되고 말았다.
2016년 4월 14일에 지하철을 타서 깜짝 놀란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가방에 노란 리본을 단 사람들의 숫자가 갑자기 확 늘어났다. 거리에서도 마찬가지다. 이건 뭘 의미할까? 갑자기 세월호에 관심이 생긴 사람이 늘어난 걸까?
단언할 수 있다. 총선 결과 때문이다. 과반을 넘어 개헌가능선까지 간다던 총선은 막상 결과를 까보니 새누리당은 과반은 커녕 1당에도 실패했다.
총선 전까지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재갈 효과를 즐겼다. 늙은 농부에게 물대포를 쏴 죽이고, 노조 사무실에 경찰병력을 투입하고, 자식잃은 부모를 짐승처럼 울부짖는다고 하고 돈만 밝힌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권의 폭정에 겁먹은 사람들은 저런 일이 벌어져도 입을 다물었다. 아니 저럴수록 더욱 입을 다물게 되었다. 사람들이 겁을 먹을수록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더욱 방자하게 행동했고, 그 오만하고 방자한 행동에 사람들은 더 겁을 먹었다.
총선 결과가 나오자 사람들은 자신이 괜히 겁을 먹었음을 깨달았다. 그동안 세월호 사건에 대해 안타까워 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지만, 혹시라도 무슨 일을 당할까 무서워 노란리본을 달지 못하던 사람들이 노란리본을 달고 거리에 나오고 지하철을 탔다.
총선 이후에 길에 노란리본을 단 사람의 수는 급속히 늘었다. (나는 왠지 좀 민망해서 가방에서 몇달 뒤 가방에서 노란리본을 뗐다. 추모의 마음이 없어져서 그런건 아니다.) 2012년 대선 이후 지하철에서 큰소리치고 깽판치는 노인의 수가 확 늘었다. 이것은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보여주는 지 알려주는 좋은 사례다. 선거 결과는 사람들의 멘탈리티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12년 대선 이후 자신이 어땠는지 한번 되돌아보라.
2016년 총선은 우리에게 할 수 있다.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돌려주었다. 안될 거 같다. 이번 생은 망했다는 우리에게 어쩌면 될지도 모르겠네?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주었다. 선거 다음날부터 늘어난 노란리본은 세월호에서 죽어간 아이들에 대한 우리의 추모하는 마음이자 국민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상징이 되었다. 지금도 지하철 타면 차량 한대에 한명쯤은 반드시 노란리본을 달고있다. 총선 전에는 하루 종일 다녀도 세네명 보기 힘들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세월호는 우리나라에 가장 거대한 '정치적' 상징이다. 노란 리본은 국가의 구조 실패로 인해 배에서 죽어간 '안죽을 수 있었던' 아이들, 자신의 아이를 잃고도 파렴치한으로 몰려 탄압당하고 무시당한 아이들의 부모들, 뻔뻔스럽기 짝이 없었던 정권과 정치인들에 대한 우리들의 저항, 두 번 다시 이런 일을 겪지 않겠다는 다짐을 뜻한다.
정치적 상징을 누가 차지하느냐는 굉장히 중요하다. 노무현은 지역구도 타파와 정의로운 나라에 대한 열망을 상징했고, 이명박은 우리의 속물스러움, 박근혜는 박정희를 상징했다. 그 상징으로 그들은 대통령이 되었다.
세월호 하면 떠오르는 정치인은 누가 뭐래도 박주민이다. 9일간 단식했던 문재인 대통령보다도 박주민을 떠올리는 사람이 더 많다. 이건 굉장한 일이다. 세월호라는 거대한 상징을 초선 의원에 불과한 박주민이 통째로 가져갔다. 이건 의도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하려고 한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박주민이 살아온 삶과 그가 보여준 진정성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이명박이 얼마나 돈에 대해 진정성이 있었나. 그 진정성에 다들 넘어간거다.)
이것은 박주민이 정치인으로서 거대한 자산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치는 빚을 지우는 싸움이다. 사람들에게 빚진 마음을 가지게 한 정치인이 표를 얻는다. 실제로 빚을 진 것 같지는 않지만 박정희한테 빚졌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주었다. 세월호에 대해 빚진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정치인 박주민에게도 빚진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총선에서 박주민은 이길 수 없는 선거에서 이겼다. 세월호 유족들과 김관홍 잠수사가 인형탈을 쓴 것은 박주민에게 빚진 마음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박주민은 빚진 마음이 들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잘 모르는 사람도 왠지 뭔가 미안하고 짠한 마음이 들게 만든다. 그가 단시간 내에 후원금을 마감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재주와 무관하지 않다. 이것은 그의 타고난 성품과 살아온 삶이 잘 결합해 얻은 재주다. 그는 옳은 일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내던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살았다. 호의호식할 수 있었지만, 그걸 마다하고 거리에 섰다. 그가 거리의 변호사라 불린 건 그가 거리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그 덕에 이런 재주를 얻게 되었다.
이 거대한 자산은 박주민이 대선 레이스에 들어서게 되면 반드시 큰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인지도가 낮다던지 초선이라던지 하는 것은 이 거대한 자산 앞에서 약점이 되지 않는다. (나이는 강점이 될 수 있다. 이 얘기는 나중에 한 편을 할애해서 쓰도록 하겠다.) 그가 대선 레이스에 등장하는 순간 그를 몰랐던 사람들도 그의 삶을 살펴보면서 빚진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그는 거대한 상징을 차지한 정치인이며, 필요하다면 이 상징을 유효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정치인이다. 정치는 상징싸움이다. 상징을 차지하고 잘 사용하는 자가 이긴다. 이런 의미에서 박주민은 굉장히 훌륭한 대통령감이다.
박주민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 - 박대만 프로젝트 7탄은 헛발질 하지 않는 박주민 편입니다. 물론 이렇게 망해가는 판에 그냥 접어버릴 수도 있구요 ㅋㅋㅋ
[출처] 박대만 프로젝트 6탄 ‘노란 리본-희망의 상징’ |작성자 싼티아고 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