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때 문재인 다음으로 지지했던 사람은 안희정이다. 문재인 만큼이나 안희정을 지지했다. 실제로 그 쪽 캠프 관계자 중 몇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도 나눴다.
문재인 만큼이나 안희정을 지지했지만 문재인을 좀 더 지지했던 이유는 문-안은 가능하지만 안-문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선 문재인이 하고 그 다음에 안희정이 했으면 좋겠다는 단순한 이유였다.
안희정의 능력이 문재인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완벽한 착각이며 대 오해다. 안희정은 문재인에게 필적하기는 커녕 대통령이 되면 안되는 종류의 사람이다.
안희정을 좋아하는 사람이 참 많다. 사람이 선량하고 어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 평가 맞다. 하지만 선량하고 어질어도 대통령이 되면 안되는 사람이 있다. 안희정은 그런 종류의 사람이다.
"잊지 마라. 적과 화해를 주선하는 자가 배신자다."- 영화 [대부] 중에서.
나라를 절딴 낸 인간들과 그 밑에서 부역한 인간들에 대한 처벌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안희정이 대연정을 말했을 때 읭? 이건 또 뭔 참신한 뻘소리여? 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배신자라 그런게 아니라 통 큰 화해를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모두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라 생각했다. 이 때부터 안희정은 슬슬 헛발질을 시작한다.
내가 안희정에 대한 지지를 거두게 된 건 KBS TV 토론을 보고 나서다. 안희정은 그 토론에서 문재인 캠프 쪽에서 운영하는 한 팟캐스트(정치신세계로 짐작된다)가 자신에게 과도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며 화를 냈다. (평소 화를 잘 내지 않는 안희정이 그 정도의 언사를 했다는건 굉장히 화가 났다고 봐야한다.)
저 발언은 일단 사실 관계가 틀린 발언(정치신세계는 문재인 캠프와 아무 상관이 없다. 상관이 있었으면 시계를 받았겠짘ㅋㅋㅋㅋㅋ)이라는 문제가 있지만, 뭐 그거야 그럴 수 있지. 진짜 문제는 대통령 씩이나 하겠다고 지상파 TV 토론에 나온 인간이 거기까지 가서 일개 팟캐스트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 찌질함은 도대체 뭔가 싶었다.
더 큰 문제는 그 후에 깨달았다. 저 TV토론을 한 나는 공개적으로 안희정에 대한 지지를 완전히 거뒀다. 내가 뭐라고 지지를 거두는게 별 의미야 있겠냐만 어쨌든 그랬다. 며칠이 지나고 불쑥 한 가지를 깨달았다. '안희정은 절대로 대통령이 되면 안되는 종류의 사람이다'라는 사실이다.
동지.
안희정은 늘 자신이 노무현의 동지임을 강조한다. 자신은 단순한 그의 비서관이 아니라 그의 동지이며, 그가 살아있을 때 자신을 동지라고 불렀다는 사실이 그 증거라고 말한다.
"누가 넘버쓰리래. 내가 넘버투야."
영화 넘버쓰리에서 태주(한석규)는 자신을 넘버쓰리라고 부른 사람에게 넘버투임을 극구 강조한다. 이런 마인드를 가리켜 우리는 좆밥마인드라고 한다. 넘버 투면 어떻고 넘버 쓰리면 어떤가 자신에게 자신이 있는 사람은 이런거 신경 안쓴다. 좆밥들이나 신경 쓰는거다. 자신에게 자신이 있는 사람은 자신을 낮추는 행동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머리를 조아리건 무릎을 꿇건 자신은 자신일 뿐이니까.
안희정은 노무현의 동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희정이 제대로 된 인간이라면 누군가가 자신을 노무현의 동지라고 불러도 부인했을 것이다. "제가 감히 그 분의 동지가 될 깜이 됩니까? 그냥 저는 그 분의 비서였을 뿐입니다"라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안희정은 항상 자신이 노무현의 '동지'였음을 강조했다. 자신을 낮추는 것을 두려워했다.
안희정은 좋은 사람,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와 친구로 지내고 싶다. 하지만 옹졸하다. 나는 옹졸한 사람은 절대 대통령이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악당이 치는 사고는 그게 규모가 크고 비극적일지라도 예측이 가능하지만, 좆밥이 치는 사고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명박이 치는 사고는 규모가 크더라도 우리의 예상범위 내에 있었지만 박근혜가 친 사고는 작은 규모더라도 우리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었다. 내가 안희정은 절대 대통령이 되어선 안되지만, 이재명은 그래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원순은 일찌감치 나가리 났고(박원순에 대해서 할 말이 많지만 박대만 프로젝트에서 다루지 않는 이유는 이미 나가리 났다고 보기 때문이다. 왜 나가리인지는 귀찮아서 얘기 안하겠다.) 이재명과 안희정이 각각 심각한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누가 차기 대통령으로 적합할까 열심히 디깅한 끝에 나는 박주민으로 결론냈다.
능력과 인품, 당선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박주민 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왜 박주민이 대통령으로 적합한 지에 대해서는 박대만 프로젝트 3편부터 본격적으로 다루도록 하겠다.
박주민 (Joomin Park) 의원님. 1편만 본 다음에 논리를 더 개발하라니요. 그게 말입니까? 네 열심히 더 개발하겠습니다.
이렇게 얘기는 했지만, 안희정이 민주당 경선을 거쳐 대통령 후보가 된다면 나는 안희정을 적극 지지할 것이다. 다만 경선 때는 있는 힘껏 다른 후보를 밀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