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의 이 분 아시는 분들 있으시죠? 바로 퇴사열풍을 일으켰던 이나가키 에미코란 분입니다. 명문대 출신으로 신문사에서 기자로 오랜 생활을 하다가 퇴사를 하고 스스로 살아가고 있는 분이에요. 저도 많은 영향을 받았고, 쓰신 책들도 두권정도 읽었던 것 같네요. (지금 스크린샷을 보니 50살에 퇴사는 사실 자발적 퇴사라 불리기에는 힘든것 같은 생각도 드네요ㅎ 우리나라 정년퇴임 나이를 생각하면요..ㅎㅎ) 강연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만나보고 싶어 바로 신청했어요. 요새는 글을 아주 묵혔다가 올리곤 했는데, 이 소식은 빨리 전해드리고 싶네요 :-)
이 날 강연은 '조선일보 라이프쇼' 라는 행사에 초청되어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오네요. 그래도 발걸음만은 가벼웠습니다.
사진이 망했지만..현장분위기를 전하기 위해 올립니다ㅎ
이 날 강연주제는 '퇴사 혹은 자유: 다시 세우는 나의 삶' 이었습니다. 퇴사 후 달라진 자신의 삶을 사진과 함께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녀가 가진 살림살이라고는 사진에 보이는게 다에요. 책으로도 이미 접한바 있지만 실제로 저자의 목소리로 설명을 들으니까 더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살림살이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참으로 단촐한 살림이지만 물건마다 쓸모가 최대한으로 발휘되고 있더군요. 낭비라고는 한 톨도 없는 삶..! 이런 극단적인 생활을 하게 된 계기는 동일본대지진을 겪은 후라고 합니다. 책에서도 읽었었는데, 원자력에 의지하며 살아가고 싶지 않아서 전기세를 절반으로 줄이고 결국에는 냉장고와 세탁기를 버리게 되었다고해요. 음식이 가장 고민이었는데, 냉장고가 없던 시대인 에도시대의 밥상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해요.
주 식단은 된장국, 야채절임, 잡곡밥
밥은 나무밥통에 3일까지 보관한다.
야채는 쌀겨에 절여두기도 하고,
햇빛에 말려두기도 한다. (햇빛으로 조리..!)
선조들의 지혜를 그대로 이용한 밥상이더군요. 나무밥통에 밥을 보관하면 하루면 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3일까지 보관가능한게 신기했어요. 특히 햇빛이 요리해준다고 했던 표현이 근사했어요. 말려만 두면 언제든 된장과 뜨거운물을 부어 된장국으로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절인 야채도 쌀겨가 요리를 해주는 격이니 너무 편리하다고 하네요. 냉장고를 없앤뒤로 매일매일 조금씩 장을 보는데 한 끼에 보통 3천원을 쓴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시간의 여유가 많이 생겼다고 하고요. 이 언니야말로 지구에 최소한의 신세를 지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보통 사람들은 한 번 장보기에도 많은 비용과 쓰레기가 발생하니까요.
이 물건을 사면 당신은 행복해져요.
그게 거짓말은 아니지만,
없으므로 인한 행복도 있다고 생각해요.
돈이 있으면 행복해진다는 말도 거짓말은 아니지요. 그러나 줄이고 없앰으로써 느낄 수 있는 행복도 분명히 있다는 것에 공감했습니다. 강연자는 당부의 말로 자신처럼 극단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그렇지만 무엇을 위해 사는 삶인지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물질을 버렸더니 나를 위한 온전한 시간과 사람만이 남았다고 하는 말을 노트에 받아적고 돌아왔습니다. 1시간 30분의 짧은 강연이었지만 강연을 듣고나니 더 비워낼 수 있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비워낸 삶의 공간에 무엇을 채울지 행복한 고민을 해보려구요. 오래오래 건강하게 지내셨으면 좋겠고 책도 또 내주시기를..!
끝나고 작은 싸인회도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