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essay-애정행각] 사랑하는 자와 사랑했던 자

kyslmate(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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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할 때 즐거운 행동 중 하나가,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그녀에게 소개하고 함께 듣는 일이었다. 때론 반대로 내가 소개받아 함께 듣기도 했다. 좋아하는 노래를 공유하는 것은, 취향과 감성을 공유하는 수준 높은 애정 행각이다.
-music essay, '이것은 수준 높은 애정행각' 중

 지난 주 '이것은 수준 높은 애정행각'이라는 제목을 걸고, 내가 좋아해온 노래를 소개했었다. 또 소개하고픈 노래가 있어서 두 번재 애정행각을 벌인다. 아예 시리즈로 가끔 소개하려고 한다. 잘 알려진 노래 말고 내가 애정하는 숨겨진 명곡들 위주로 말이다. 나만 알고 있는 것 같은 숨은 곡을 소개하는 일은 그 자체로 꽤나 즐거운 일이다.

 지난 번에도 언급했지만 나의 음악적 취향은 스펙트럼이 좁은 편이다. 달콤한 멜로디와 가사가 돋보이는 발라드나 감성 넘치는 R&B, 헝클어진 음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는 재즈 정도가 즐겨 듣는 장르다. 돌아보면 음악을 늘 가까이에 두고 지냈다. 중학교 때부터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은 차곡차곡 사모았다. 그 1호가 변진섭이고, 2호가 이승환이다. 이들의 음악에 대해서는 다음에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음악 듣기를 좋아하면서도 콘서트에 갈 생각은 잘 못했었다. 문화적인 감수성이 그리 높지 않았었다. 가수의 노래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충격을 받았던 건, 십대 중반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도시의 여러 교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에서였다. 우리 도시의 종합체육관을 빌려 진행된 그 행사에 가수 '소향'이 왔었다. <나는 가수다>나 <복면가왕>에 출연한 후로, 지금은 누구나 아는 가수이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소향은 아는 사람만 아는 가스펠 가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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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날, 소향이 'Oh holy night'을 불렀고, 그 노래는 그 후 <나는 가수다> 왕중왕전에서 다시 듣기 전까지, 몇 년간 나의 마음에 콕 박혀 있었다. <나는 가수다>에서, 그 노래를 다시 들었을 때 십대 중반에 그 체육관을 진동시키던 감동이 되살아났었다. (아, 오늘 소향의 노래를 소개하려는 건 아니다.)

 현장의 감동이 어떤 것인지 느꼈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도 콘서트를 굳이 찾아다니진 않았다. 그저 음반을 듣는 걸로 만족하며 지냈다. 결혼 전 만났던 여자 친구 중 하나와, 난 내가 가장 좋아하던 세 가수의 콘서트엘 갔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여자 친구는 영화 보듯 콘서트 가는 걸 즐겼다. 그녀는 내게 콘서트의 즐거움을 알게 하려고, 내가 좋아하는 가수 위주로 콘서트에 나를 데리고 갔다. 그 세 가수 중 한 사람의 숨은 명곡을 오늘 소개하려고 한다. 세 가수의 콘서트 중 넘버 원 콘서트였다.

 그 주인공은, '브라운 아이드 소울'이다. 2003년에 결성된 4인조 R&B그룹이다. 정엽, 나얼, 영준, 성훈 이렇게 목소리의 색깔이 다른 4명이 기가 막힌 화음을 보여주는 그룹이다. 주로 고음의 후렴부를 나얼이 부르는데, 콘서트 현장에서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 정말 전율이 느껴진다. 4명이 만들어 내는 풍부한 목소리는 현장에서 더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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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운 아이드 소울은 좋은 노래가 손에 꼽기도 힘들 만큼 많지만, 비교적 덜 알려지고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두 곡을 소개하고자 한다.

 두 곡은 공교롭게도, 현재 사랑하는 자와 사랑을 떠나 보낸 자가 각각 화자로 등장하는 노래다. 첫 번째 노래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미래에 대한 소망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감사로 가득 차 있다. 두 번째 노래는 보낸 사람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후회를 담고 있다. 두 곡은 모두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정규 2집 앨범인 'The Wind, The Sea, The Rain'에 수록되어 있다. 정규 2집은 브아솔의 팬들이 최고의 명반으로 꼽는 앨범이다. 많이 알려진 곡인 'My story'가 타이틀 곡이다.


 *그런 사람이기를


브라운 아이드 소울, <그런 사람이기를>

 나를 콘서트의 세계로 인도한 그녀와 함께 이어폰을 나눠 끼고 자주 듣던 곡이다. 이 곡을 듣고 있으면, 편지나 사랑의 메시지가 따로 필요 없었다. 이 곡의 가사가 모든 걸 전해줬기 때문이다. 이어폰을 나눠 끼고 손을 잡고 "세월 지나 언젠가 이 길을 다시 지날때 너의 손을 잡은 사람 내가 될 수 있기를~" 이 가사를 듣고 있노라면, 미래에도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손을 잡고 있을 거라는 강한 확신이 생겨났다.


 *Because of you


브라운 아이드 소울, 'Because of you'

Because of you 사랑을 나 배웠어
Because of you 사랑인 걸 알았어
내게 너무나도 익숙해
그 의미조차 난 몰랐어
바보같은 내 가슴은 니가 떠난 후에야
Ah I can`t fall in love without you
Ah 후회해도 니가 없어 ah~

 이 곡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을 앞두고, '후회해도 니가 없어' 뒤에 나오는 ah~ 다. 이 부분을 가장 좋아한다. 아아아아, 가 음을 오르내리며 고조되고 마지막 후회의 마음을 분출한다. 그 분출과 함께 나의 후회도 터져 나온다. 말이 필요없다. 듣고 느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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