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인이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이하 '스마트폰')를 읽은 후, 별로였다며 이런 작품에 상을 주는 일본 미스터리계에 대해서 실망했다는 글을 올렸다. <스마트폰>은 아직 내가 읽지 못한 작품인데, 찾아보니 "제15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최종 수상작"이라는 홍보 문구를 쓰고 있었다. 아마 이러한 홍보 문구에서 뭔가 오해가 발생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혹시나 헷갈리실 다른 분들이 있을까 싶어 정리해본다.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온다 리쿠, 요네자와 호노부 등이 한국에서 굉장한 인기를 얻으면서 일본 미스터리 소설이 꾸준히 번역되어 출판되고 있다. 이 작가들 대부분이 일본의 미스터리 소설 가이드북이자 일종의 랭킹 북인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작가들인데, 그러면서 일본 미스터리 소설이 한국에 출판될 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추천작이라는 식의 홍보문구를 많이 쓰게 된 것 같다.
사실 라이트 노벨이나 만화 팬들에게는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라는 이름이 어딘가 익숙할 수 밖에 없는데, 역시 같은 출판사인 타카라지마샤(번역하자면 보물섬 출판사다-_-;;)에서 '이 만화가 대단해(굉장해)', '이 라이트노벨이 대단해!'라는 이름으로 매년 이런 랭킹 북을 내기 때문이다. 특히 '이 라노베가 대단해'의 경우 한국에서도 일본 라노베를 출판할 때 홍보문구로 많이 내세우는 편이다. 그런데 사실 원조는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고, 무려 30년 전 부터 매년 그 해의 미스터리 소설들에 대해 순위를 매겨왔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작품 중에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이 2006년 국내 소설 랭킹 1위, 이사카 코타로의 <골든 슬럼버>가 2009년 국내 소설 랭킹 1위고, 최근에는 요네자와 호노부가 <야경>(2015), <왕과 서커스>(2016) 등을 1위에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이 랭킹에 드는 작품들 중 한국에 출판된 것은 80% 이상 찾아 읽었는데, 개인적으로 취향을 타는 작품들도 있었지만 적어도 별 세개 밑으로 떨어질 만한 작품은 없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은 무엇인가? 이 랭킹은 매년 그 해 데뷔한 신인 작가들의 작품들만 따져서 상을 주는 일종의 신인상 같은 개념이다. 대상, 우수상, 히든카드상(다크호스? 가작? 정도의 의미인듯 하다.) 등으로 나누어 상을 주는데, 한국에서 유명한 작품으로는 의학 미스터리를 주로 쓴 가이도 다케루의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이 바로 이 대상 수상작이다. 요새 잘 나가는 것 같은 - 하지만 별로 내 취향은 아닌 -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역시 여기서 히든카드 상을 수상했다. 문제의 <스마트폰>이 홍보 문구로 쓰는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 역시 여기서 수상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좀 이상한게 있다. 출판사에서는 <스마트폰>에 대해서 '제 15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 최종 수상작'이라고 홍보하고 있는데, 찾아보니 제 15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 작품은 이와키 카즈마의 <구제의 네오플라즘>이라는 작품이다. (이 책은 아직 한국에 출판되지 않은 듯 하다. 의학 미스터리라고...?)
아니, 그럼 <스마트폰>이 내세우는 수상 경력은 뭐지? 사기인가? 라고 한다면 그렇다고 말하긴 좀 애매하다.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은 세 차례의 심사 과정을 거치는데, <스마트폰>은 2차 심사를 통과한 일곱 작품 중 하나로, '히든카드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 '히든카드상'을 수상한 것을 두고 한국의 출판사가 '최종 수상작'이라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알라딘 링크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25286743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 사이트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