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갑자기 방 친구가 말을 걸어 왔습니다.
내용인즉슨, 자신이 지금 물리를 공부하고 있는데 좀 가르쳐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대학교에서 물리 관련 학과를 전공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 적이 있기에 물어본 것 같은데, 우선 흔쾌히 알겠다고 했습니다.
고등학교 대학교 내내 물리를 공부했었는데, 한 1년반 안봤다고 그게 싹 기억이 안 나겠냐 싶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사실 친구에게 이전부터 언제든지 물어봐도 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구요.
근자감이었죠ㅎㅎ
그 친구는 고등학교 물리 과정에서 상대성이론 부분을 보고 있었는데, 정리되어있는 말은 무슨 말인지 이해도 가지 않고 어렵다고 했습니다.
상대성 이론, 어렵죠.
아마 고등학교 물리 수준에는 어울리지 않는 주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 생각에는 개념만 잘 정리하고 나면 나머지는 굉장히 정형화된 틀 안에서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상대성 이론을 제대로 공부하는 것이 아닌, 고등학교 물리에서 문제를 풀기 위한 간단한 것들만 알려줘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등학교 수준에서는 개념적인 부분만 나오지, 무언가를 계산하라거나 하는 경우는 없으니까요.
실제로 제가 고등학교 때 취한 공부법이기도 하구요.
이렇게 생각하고 문제를 보았는데 참 추억이 새록새록 돋았습니다.
제가 15수능을 보았으니 벌써 4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비슷한 문제들이 계속 출제되는 것도 신기하고 그게 또 기억이 난다는 것도 신기하더군요.
대충 훑어보니 다행히 대부분 기억이 나서 친구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주어지는 상황 한정적, 주어지는 보기가 한정적이기에 몇 가지 간단한 예시를 들어가며 개념만 이해하도록 설명해 주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헷갈리는 것도 있어 저도 생각하면서 말해 주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틀린 내용은 없었으니 참 다행입니다.
이전에도 많이 느꼈던 거지만 역시 남에게 무언가를 설명한다는 게 영 쉬운 일만은 아니네요.
제가 문제를 풀 때에는 70%의 확신만 있어도 충분했지만, 남에게 설명할 때에는 100%의 확신이 있어야 하니까요.
또한 제가 알고 있다고 해서 같은 방식으로 남들이 이해한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런 개념적인 것의 경우 글이 쓰여 있는 대로 암기하기보다는 예시를 떠올리며 머릿속에서 개념을 정리하고 이해가 되면 넘어가는 방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친구에게도 똑같은 방식으로 알려 주려 하자, 어디선가 막혀버렸습니다.
결국 계속해서 돌고 돌아가며 설명을 하다 보니, 책에 쓰여 있는 대로 하는 것보다도 훨씬 신 시간이 소요되어 버렸습니다.
결국 친구는 이해했다고 고맙다고 하며 자리를 떠났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영 불만족스러운 점이 많았습니다.
글이 길었지만 결국은, 가르치는 건 정말 제 체질이 아닌거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