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날한시 #10] “고적한 밤” / 한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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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적한 밤

한용운






하늘에는 달이 없고 땅에는 바람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소리가 없고 나는 마음이 없습니다





우주(宇宙)는 죽음인가요


인생은 잠인가요





한 가닥은 눈썹에 걸치고 한 가닥은 작은 별에 걸쳤던 님


생각의 금(金)실은 살살살 걷힙니다


한 손에는 황금의 탈을 들고 한 손으로 천국의 꽃을 꺾던


환상의 여왕(女王)도 그림자를 감추었습니다


아아 님 생각의 금실과 환상의 여왕이 두 손을 마주잡고


눈물의 속에서 정사(情死)한 줄이야 누가 알아요.





우주는 죽음인가요


인생은 눈물인가요


인생이 눈물이면


죽음은 사랑인가요


| 창작일자: 19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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