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에세이 쓰다가 멍하니 딴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읽다보면 어느 순간 멍하니 다른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멍하니 딴생각을 해본 적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어느 날 멍하니, 멍하니 생각하는 것을 생각해 보았다. 주변 친구들을 볼 때 대부분 공부 할 때 멍하니 딴생각을 많이 하고 대부분 멍하니 딴생각을 하다가 멍하니 있다는 걸 알고 다시 주요 일에 손을 얹는다. 그러나 이제는 계속 멍하니 있어보자. 그것은, 즉 우리가 흔히 말하는 멍을 때리는 것은 우리 삶에 반드시 도움이 된다.
우리가 멍을 때릴 때 시간낭비라 생각하는 것은 모범답안이라 할 정도로 정해져 버린 답이다. 하지만 과연 시간낭비라 일컫을 수 있을 정도로 쓸모없거나 해가 있는 일일까? 우리가 멍을 때리는 것을 그렇게 칭하는 것은 그 순간 드는 생각이 지금 당장 사용할 생각이 아니기 때문이다. 멍을 때리며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한 적이 있는가. 사실 인간은 두 가지 행동은 동시에 하면서도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하진 못한다. 결국 생각이 많다는 건 이것저것, 뒤죽박죽 답은 구하지 못한 체 번가라 가며 헤매는 것일 뿐이다. 망설이는 게 싫어서, 두려워서 하나하나 해결하지 못한 체. 고민거리가 쌓인다고 느끼는 것이 힘들어서 바쁘게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다. 이제는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계속 지긋이 멍을 때려보자. 살면서 가장 집중하는 순간이 멍하니 딴생각을 하는 순간이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 또한 멍하니 읽어준다면 더 할 날이 없이 고맙겠지만, 이 글을 읽다. 잠깐 어떤 다른 생각이 들었다면 그것에 집중해도 좋다.
특히나, 어렸을 적부터 나는 멍하니 있는 순간이 많아 주변에서 조금은 얼이 없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나는 이런 나를 미워하지도 낫 설어 하지도 않는다. 너무 자연스럽고 나에게 너무 도움이 되는 행동이라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는 살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해결법을 찾지 못해 하루 쟁쟁히 자책만 하다가 어느 순간, 어이없이 그 해답을 찾곤 한다. 이게 단순히 우리가 운이 좋아서 였던 것일까? 우리는 그 문제에 대해 수없이 생각하고, 결국 그 생각은 자고 있을 때는 꿈에서, 눈을 떴을 때는 멍하니 그 생각을 해왔을 것이다. 아니, 그 생각만을 해왔을 것이다. 이쯤 되면 한 가지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나 혼자서 일상 속에 있는 여러 문제들을 끌어안은 상태에서 그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너무 말도 안 되는 일이 아니었을까.’, ‘그런 상황에서 반은 무의식인, 멍을 때리는 것은 그 모든 문제를 잠시 내려놓고 그 어려운 문제를 조금은 가볍게 들려는 것이지 않을까.’, ‘동화책에서 나오는 폭포수를 맞으며 하는 명상이 멍 때리는 것이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이 글이 와 닿던 그렇지 않던 이 순간부터 다음에 오는 멍은 지긋이 느껴보자. 그 때는 둘 중 어느 쪽이든 내가 지금 바쁘지 않다면 멍 때리는 것이 적어도 쓸모가 없는 혹은 해가 되는 일이라곤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멍이 나도 모르게 들었던 고민들을 모두 잠시 내려놓고, 머리에 끈 묶은 고시생처럼, 전투에 단단히 임하는 스파르타 군사들처럼, 다 달은 부리가 새로 나게 스스로 자기 부리를 깎아내리는 매처럼 제법 비장하게 보인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