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도 중요하다고 하기엔 기록을 남기지 않은 증거 없는 과정은 과정으로 인정 받을 수 없다. 결국 "과정도 중요하다."란 과정이 하나의 결과물로서 맺어질 때 의미 있는 말이 된다. 결국에는 과정이 인정 받는게 아니라 결과물이 인정 받는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시작 자체가 하나의 결과이기에 시작만으로도 가치를 갖는다. 하지만 증거물이 없다면 어떨까? 나 외에 그 누구도 나의 도전에 대해 알 수 없다면 내 스스로가 알고 있기에 그 도전은 충분히 값진 경험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진정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실패한 도전에서 얻은건 거의 없다. 내 능력이 향상 되지도, 정신적 성장을 겪지도 않았다. 실패한 도전은 도전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닌게 아니라 "실패한 도전"으로서 맺어질 때 가치를 지닌다.
실패한 도전을 통해 개인적인 만족감을 갖는게 가능할까? 개인적인 만족은 타인의 인정이 없이는 생기기가 힘들다. 그 어떠한 증거도 없어 그 누구도 도전을 알아주지 않는다면 그 도전은 "아름다운 도전"으로서 하나의 맺음을 이룰 수 있을까? 나는 그 도전에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까? 아니, 아쉬움조차도 별로 남지 않을 것이다. 아쉬움도 다른 많은 감정들과 마찬가지로 타인의 아쉬움에서 나타난다. 아쉬움이란 타인과 공유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감정이다. 그래서 아무도 알지 못 하는 도전에서의 실패는 아쉬움을 동반하지 않는다. 차라리 좌절과 분노가 이에 더 가깝다.
상대적으로 모호한 목표를 지닌 도전에서는 타인과의 비교가 큰 지표를 지닌다.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가? 이 도전에서 무언가를 얻어가기 위해서는 무언가 지표가 필요하다. 당신이 아무리 책을 많이 읽고, 고민하고, 타인의 생각을 배운다 하여도 명확한 증거가 없이는 하나의 맺음을 이루지 못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당신을 지혜롭다 여기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아무도 증거도 남기지 못 하는 일에 그토록 몰두한 당신을 어리석다 여길 사람이 더욱 많다. 그래서 지혜를 시험할 다양한 시험들이 있다. 정말 당신이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소중한 시간을 희생하여 인정 받기 위한 시험 공부를 한다면 당신의 지혜에는 오히려 해가 될 터인데, 대중들은 그제서야 당신을 받아들인다.
미래로 나아가는 과정에 살고 있는 우리도 끊임 없이 인생을 평가 받는다. 삶의 과정을 평가 받는다. 그 과정에는 과정표가 중요하다. 각 순간의 맺음, 그 이정표가 없이는 당신의 인생도 그다지 가치 있는 삶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당신의 고뇌에 점수를 메겨주는 이는 없다. 고뇌할 시간에 시험 공부를 했다면, 당신에게 재능이 그다지 없어 압도적인 점수를 받을 수 없다고 해도 대중들은 이에 훨씬 더 큰 가치를 부여한다. 1000시간의 고뇌보다 10시간의 시험공부, 아니, 공부를 아예 하지 않아도 좋다. 원서를 접수하고 시험장에 가서 시험을 본다. 그걸로도 충분하다.
어제 나는 누군가의 과정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그 힘을 현명하게 사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