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사고를 토대로 가설을 수립하는건 과학의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가령 현대 뇌과학자도 아직 뇌의 작용에 대해 통합된 이론을 가지지 못 하고 있으며 부분적으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만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해 속에서 제프 호킨스(jeff Hawkins)와 같은 학자들은 통합된 뇌 이론을 갈망하며 도발적으로 가설들을 세우며 뇌과학의 발달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도발적인 가설은 틀릴 때도 있지만 옳은 것으로 밝혀져 과학의 발달을 가속화하기도 합니다.
전문분야에 깊게 빠질 수록 사고의 유연함은 줄어듭니다. 현대에 와서 간학문적인 시각이 강조되는 것도 바로 이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주는 언플래트닝: 생각의 형태(Unflattening: A Visual-Verbal Inquiry into Learning in Many Dimension)의 한 장면을 인용합니다.
이처럼 여러가지 넓은 시야를 토대로 보아야만 본질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과학의 발달에 크게 기여한 이들은 많은 분야를 공부했던 이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여러 분야에서 얻은 지식을 토대로 현상을 더욱 명쾌히 설명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들은 주제가 되는 분야 외에도 넓은 지식을 가졌지만, 주제가 되는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하거나, 거의 없는 상태에서도 가설만 가지고 현상을 설명할 수 있도록 풀어내기도 합니다. 정신의 이해에 있어 심리학이 그러합니다. 심리학은 정신의 이해에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많은 초기 심리학자들이 뇌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부족했으며 일정 부분 종교, 신비주의에도 맥이 닿아있었지만 그럼에도 이들은 많은 업적을 남기었습니다.
하지만 유연한 사고를 통해 수립된 가설이, 그 자체로 하나의 편향된 사고를 낳기도 합니다. 그 예시 중 하나로 V.S 라마찬드란(Vilayanur Subramanian Ramachandran)이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오이디푸스 컴플렉스(Oedipus complex)를 토대로 카그라스 증후군(Capgras syndrome)을 해석하는 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프로이트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뇌에 대해 자세한 정보가 없었습니다. 현대인에게도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은게 뇌의 작용인데, 프로이트에게는 얼마나 어려운 기관이었을까요. 따라서 프로이트는 정신을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가설을 필요로 했습니다.
카그라스 증후군에 대한 프로이트의 설명에 들어가기에 앞서,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에 대해 들어보셨을겁니다. 프로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모든 남성은 어릴 때 자신의 어머니에게 강한 성적 매력을 느낍니다. 하지만 소년이 성장하며 아버지에 의한 거세 불안으로 이를 억제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카그라스 증후군은 무엇일까요? 카그라스 증후군이란 자신의 주변 사람이 그 사람임을 믿지 못 하고, 그 사람과 닮은 사람으로 대체된 모사라 여기는 망상 증상입니다. 원인은 다양합니다.
라마찬드란이 맡았던 환자 데이비드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이후 자신의 어머니를 알아보면서도, 알아보지 못 했습니다.
선생님, 이 여자는 내 어머니를 아주 닮았어요. 그러나 어머니가 아니에요. 그저 내 어머니인 체하는 사기꾼이에요.
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합니다.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를 토대로 하면 데이비드는 뇌손상으로 인해 어머니에 대한 성적 욕구를 더 이상 억제할 수 없었고 성적 절박함이 겉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에게 성적 충동을 느끼는 것은 옳지 않으며 이를 합리화하기 위해서는 어머니를 자신의 어머니가 아니라고 생각해야합니다. 그렇게 망상은 시작됩니다.
하지만 시각적 정보의 인지와 해석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 하는 증상은 여러 면에서 발견됩니다. 라마찬드라가 맡았던 환자 중에 자신의 개를 자신의 개가 아니라 닮은 개로 인지하는 환자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환자는 자신의 개에 성적 욕구를 지니지만, 자신의 개에 대한 성적 욕구는 옳지 않기에 합리화 하기 위해 자신의 개가 아니라고 믿는 것일까요? 마찬가지로 식물과 동물을 구분 못 하는 환자, 자동차와 사람 얼굴을 구분 못 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사실 이들은 유사한 이유로(시각적 정보의 인지와 해석을 담당하는 뇌영역의 손상) 증상을 앓고 있습니다. 성욕구에 초점을 둔 프로이트의 이론은 완전히 틀린 것이죠.
이것이 바로 유연한 사고가 미치는 부정적 영향입니다. 정확히는 유연한 사고가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아니라, 유연한 사고를 통해 수립된 가설이 하나의 편향을 낳아버린 것입니다. 프로이트는 자신의 가설에 맞추어 실험 결과를 조작하였다는 의혹도 가지고 있습니다. 프로이트가 실제로 실험 결과를 조작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상기한 카르가르 증후군과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의 예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이비종교, 유사과학은 이러한 성질을 악의적으로 이용합니다. 현상에 대해 가설을 하나 제시한 후 다른 현상을 그 가설을 토대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가설이 효과적으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듯 보여주어 사람들을 기만합니다. 그리고 한번 그러한 유사과학에 넘어가서 해당 공동체의 일원이 되면 인지편향, 인지부조화 등을 통해 계속해서 그러한 관념이 강화됩니다.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예로 더 시크릿(유인력), 왓칭(관찰자효과)가 있습니다.
효과적으로 열린 사고로 인한 긍정적 영향을 받으며, 부정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 우리는 자유롭게 연구를 설계하고 가설을 수립하되 그 검증에 있어서는 단순히 가설이 효과적으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과관계를 철저히 검증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