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통첩 게임은 인간의 본성이 이기적이지 않고 비합리적이며 공정함을 추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실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실험의 조건을 조금씩 바꿔가며 관찰한다면 비합리적 선택으로 보였던 것이 사실은 뚜렷한 이유가 있었음을 알 수 있게 되곤 합니다.
최후통첩 게임은 참가자 두명이 돈을 분배하는 비율을 결정하는 게임입니다. 제안자는 분배비율을 제시하고 수용자는 이를 받아들이거나 거부합니다. 만약 수용자가 이를 거부하면 둘 모두 한푼도 얻을 수 없으며 수용자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그 비율에 따라 돈을 분배합니다. 그리고 게임은 단판으로 제안자는 그 어떠한 보복의 위험도 없이 비율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최후통첩 게임에서는 단순히 금액만을 고려했을 때 수용자는 100:0이 아닌 그 어떤 비율에라도 동의해야 합니다. 거절한다면 금전적 보상이 0이기에 제안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분배를 제시한다고 해도 이를 수용하는게 경제적으로는 합리적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안자는 100:0에 가까운 비율을 제시하는게 유리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실험결과, 대부분의 제안자들은 30% 이상을 수용자에게 나누는 비율을 제시했습니다. 5:5를 제시한 제안자도 많습니다. 그리고 20% 아래의 제안을 받은 수용자들은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이 결과를 놓고 인간이 비합리적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99:1을 제시하지 않는 제안자는 비합리적이며 99:1을 받아들이지 않는 수용자도 비합리적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안자들의 대부분은 꽤나 공정함에 가까운 비율을 제시합니다. 제안자는 보복의 위험이 없기에 다음 게임을 대비하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이는 인간이 돈 앞에서 철저히 이기적인건 아니라는 증거로 여겨집니다.
이번에는 최후통첩 게임을 '본성이 이기적'이라는 표현에서 이야기한 나와 동업자 A씨의 사례에 맞추어 약간 변형하겠습니다. 단판으로 끝나는 오리지널과는 달리,수용자가 게임을 거부할 때까지 게임은 지속됩니다. 한명의 파트너와 게임을 하던 것과 달리 게임이 끝나면 수용자는 파트너가 없는 다른 제안자와 동의 하에 게임을 다시 시작할 수 있으며 수용자들은 제안자들이 이전에 제시했던 모든 분배비율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용자들도 제안자들이 제시 받았던 제안과 제안의 수락여부에 대해서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정시간마다 결산하여 제안자 중 하위 30%에 속하는 제안자는 게임에서 탈락합니다.
처음 목표는 나와 동업자 A씨에게 어울리는 형태였으나 조금 더 수정해서 현실과 조금 유사한 형태로 바꾸었습니다. 자, 이 경우에는 어떨까요? 수용자들은 한번 너무 낮은 비율을 수락하면 다른 제안자들도 이를 열람한 후 계속해서 낮은 비율을 제시할 것입니다. 반대로 거절 빈도가 너무 잦다면 다른 제안자들은 그 수용자를 거부할 것입니다. 그리고 제안자들은 수용자에게 너무 친화적이면 결산에서 탈락할 것이고, 수용자에게 너무 가혹한 비율을 제시하면 파트너를 잃고, 새로운 파트너를 구하는 것도 어려워집니다.
이 변형 게임에서는 제안자가 최대한 수용자가 받아들일 분배 비율을 제시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그리고 수용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비율을 거부하는 것도 합리적입니다. 5:5에 수렴하는 분배 비율을 제시하는 것도 원본 게임과는 달리 굉장히 합리적인 선택이 됩니다. 각 수용자의 모든 선택은 다른 제안자들이 열람할 수 있기에 개인의 선택은 다음에 자신이 받을 제안에 영향을 미칩니다. 심지어는 개인의 선택이 다른 개인이 받을 제안에까지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제, 원본 게임에서 왜 참여자들이 언뜻 보면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선택을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왜 제안자가 5:5에 꽤 가까운 비율을 제시했으며 수용자는 9:1의 비율을 거절했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본성이라는건 길고 긴 세월동안 생존에 적합하도록 자리했습니다. 혼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생존이란 인간사회 속에서 살아남는 전략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본성을 지닌 인간에게 원본 게임이 '보복은 불가능'이라 아무리 강조해도 쉽게 본성을 거스를 수 없습니다. 비합리적이고 공정함을 추구하는 듯 보였던 모든 선택들은 사실 지극히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이 변형 최후통첩 게임은 사람들이 이기적이라 표현하는 행동이 실제로는 그저 멍청한 행동일 뿐일 수 있다는 사실을 지지합니다. 그리고 최후통첩 게임을 통해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거나 합리적이지 않다."고 하는 주장에도 반론을 제기합니다.
디자인에 디테일을 조금 더 늘릴 수도 있었지만 여러분들에게 최대한 쉽게 전달한다는 목적에 적합하지 않아서 간소화했습니다. 그래도 꽤 그럴듯한 디자인이 나와서 마음에 드네요. 오늘도 이제 조카를 놀아주러 갑니다. 오늘 하루 재밌게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