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은 10년 전에 다른 데로 이사해 떠났지만 요리코 하네다(77세) 씨는 그녀의 빈집을 관리하느라 애쓰고 있다. 바닷가 풍경을 잘 조망할 수 있게 정기적으로 덤불치기와 훌쩍 자란 잔디 더미를 제거한다. 두 집 건넛집도 비어 대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뒤덮여 있다. 도쿄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의 이 언덕 이웃에는 수십 채의 집이 버려져 있다. “20년 동안 아무도 살지 않은 빈집 천지에요. 앞으로 더 많이 쌓일 걸요.” 하네다 씨가 말한다.
일본의 경우, 고성장 시대에 지은 수많은 집들이 고령화와 인구 절벽에 부딪쳐 ‘관심 있는 매수자’를 찾지 못해 폐허로 변하고 있다. 팔리지도 않고 임대도 안 돼 버려진 집이 800만 채를 넘는다. 이런 현상이 지방 도시뿐 아니라 도쿄 외곽, 지방 수도에도 예외 없이 퍼져 간다. 이를 해결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찾느라 지자체의 고민은 깊어 간다.
황폐한 도시로 둘러싸일
위기에 놓인 도쿄
이웃은 10년 전에 다른 데로 이사해 떠났지만 요리코 하네다(77세) 씨는 그녀의 빈집을 관리하느라 애쓰고 있다. 바닷가 풍경을 잘 조망할 수 있게 정기적으로 덤불치기와 훌쩍 자란 잔디 더미를 제거한다. 두 집 건넛집도 비어 대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뒤덮여 있다. 도쿄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의 이 언덕 이웃에는 수십 채의 집이 버려져 있다. “20년 동안 아무도 살지 않은 빈집 천지에요. 앞으로 더 많이 쌓일 걸요.” 하네다 씨가 말한다.
그 동안 빈 이웃집에 도둑이 두 번 들었고 바로 옆집은 태풍으로 지붕이 파손되었다고 불안해한다. 무단으로 버리는 걸 몹시 혐오하는 국민 정서가 뿌리 깊은데도, 버려진 집들은 일본 전역으로 정원의 마름병처럼 퍼져 나가고 있다. 장기간 공실(Long-Term Vacancy) 비율이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상당히 높다. 일본 정부의 통계에 의하면 약 800만 채가 현재 비어 있으며, 그중 절반은 팔리지도, 임대도 되지 않아 흉물스럽게 버려져 있다고.
이런 ‘유령집’ 현상은 인구가 7년 전에 정점을 찍고 향후 50년에 걸쳐 3분의 1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서 나타나는 인구 감소의 가장 괄목할 만한 징조다. 노동 가능 인구는 점점 줄어드는데 그들이 부양해야 할 나이 든 인구 층은 해마다 증가하니 일본 경제에 노령화 굴레는 암울하다. 따라서 이민을 적극 권장해야 하고 여자들이 자녀를 더 많이 낳도록 해야 한다는 오래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빈집을 철거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인구가 계속 불어나서 수십 년간 고민하던 일본이 이제는 정반대의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가 축소되어 갈 때 그 많은 건물이 더 이상 필요치 않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일본의 많은 빈집은 더 이상 사용할 일이 없어 팔아야 하는데 관심 있는 매수자의 부족으로 팔리지 않아 발생한다. 그런 집들을 철거하려 할 경우 재산권에 대한 민감한 문제와 누가 비용을 내야 하는지 의문이 생긴다. 일본 정부는 대부분의 파손된 집을 철거하도록 장려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전문가들은 새로 생기는 빈집의 거대한 물량을 막기는 어려울 거라고 진단한다.
“도쿄가 미국의 디트로이트 같은 황폐한 도시로 둘러싸일 수 있다”고 빈집 현상에 대해 연구한 부동산 전문가 도모히꼬 마키노 씨는 경고한다. 한때는 먼 농촌 지역에 대부분 제한되었던 현상이 이제는 지방 도시와 위성도시 외곽까지 퍼지고 있는 실정이며 북적대는 수도에서도 빈집 비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요코스카 도시는 그중 가장 선두 그룹에 속한다. 도쿄에서 출퇴근할 수 있는 거리 내에 있으며 해군기지와 자동차 공장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몰려들었다. 땅이 부족하고 땅값이 올라 전입자들은 작고 단순한 집을 여기저기 마구 지었다. 오늘날 그 붐은 정반대로 치닫고 있다. 전후 시절의 젊은 일꾼들이 이제 은퇴하여 그들뿐 아니라 자녀들도 더 이상 그 집에서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자식들은 도쿄 중심부의 현대식 고층 건물을 선호한다”고 마키노 씨는 말한다. “그들에게 가족 홈(The Family Home)은 자산이 아닌 짐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