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the writer
들어가기에 앞서
글을 쓰다 보면 어느 순간 막힐 때가 있다. 오늘은 글쓰기의 개비스콘에 대해 알아보자.
오늘의 알파: 처방전
복잡한 계산은 무의식에 맡기자. 의식보다 성능이 100배 뛰어난 무의식이 골치 아픈 일을 처리해 줄 동안 우리는 향긋한 차나 마시고 산책이나 하면서 룰루랄라 하면 된다.
주의!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부작용이 따름. 그런데 일은 한 개도 안 되어 있는 부작용도 있음.
저번에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찾으라더니?
이건 지금까지 따졌던 모든 조건: 충분한 읽기, 생각, 집중, 쓰기가 선행된 다음의 이야기다. 앞의 과정은 하나도 안 하고 놀기만 하면 허사다. 무의식이 월급 루팡하지 않길 바란다면 먼저 일감을 던져줘야 한다.
그런데 무의식이 일을 훌륭히 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이 녀석은 기분파에 제멋대로라 자기가 손에 쥔 답을 순순히 내놓지 않는다. 잠들려고 하는데 완전 잊고 있던 기억을 갑자기 꺼내서 이불킥하게 하는 악취미로 유명하지 않은가.
무의식에게서 답을 얻어내는 과정은 각자 다르다. 산책 중에 만난 제멋대로 흐트러진 털을 가진 개로부터 힌트를 얻을 수도 있고, 진짜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는데 갑자기 툭 튀어나올 수도 있다. 이건 정말 행운이다. 행운이라는 말은 다시 말하면 매번 얻을 수 없는 일이라는 얘기다. 대개는 작업하던 컴터나 노트를 마주하며 다시 심각하게 인상을 써야 한다.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푹푹 내쉬다가 혹여 옆에 누군가 있다면 한소리 듣게 된다. 여기에 답이 하나 있다. 응? 바로 한숨이다. 정확히는 큰 숨.
글쓰기나 생각에 집중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숨이 얕아진다. 아마 자세도 불량해 질 것이다. 이런 상태에선 뇌에 충분히 산소를 공급할 수 없다. 머리가 잘 안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럴 땐 일어나서 등과 어깨를 펴고 심호흡하는 것만으로 도움이 된다. 아마 일시적이나마 커피를 한 잔 들이켠 것처럼 눈과 머리가 맑아질 것이다. 심호흡하는 동안에 굳이 무리해서 고민할 건 없다. 이 과정은 무의식을 협상 테이블로 소환하는 것과 같다. 충분히 기분 전환이 됐다면 이제 차분한 마음으로 여러분을 괴롭히는 문제에 집중해 보자. 답이 보일 것이다. 이것을 일종의 리추얼로 삼아도 좋다고 본다.
이렇게 해결이 안 되는 일은 최후의 최후를 위한 장소에서 결판내야 한다. 다행히 인류는 이에 대비한 장소를 문명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개발해 왔다. 화장실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욕실이다. 이제 여러분이 해야 할 것은 바로 샤워다. 글쓰기에 있어 샤워는 매우 이롭다. 먼저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당연히 뇌에 들어가는 혈류량도 늘어난다. 뇌의 주 에너지원이 산소와 포도당이다. 이걸 전달하는 게 혈액이다.
이것만으로 반은 해결된 거나 다름없는데 좋은 점이 또 있다. 샤워에는 한정된 시간을 쓰기 마련이다. 짧은 시간 동안 하는 일이라곤 너무 익숙해서 딱히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일련의 과정뿐이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생각에 잠기기에 좋은 시간이다. 특히 샤워기 물줄기 밑에 있을 때가 최고다. 무한정 물을 틀어놓고 있을 순 없으니(가스비, 수도세, 전기료…) 더욱 빡센 타임 어택에 들어간다. 여기에 외부와의 소리 차단이 집중력을 배가한다. 어지간한 문제는 여기서 다 풀린다. 실제 경험이다. 그런데 찾아보니 나만 그런 게 아닌 모양이다. 어느 유명한 외국 작가(누군지 까먹었다) 역시 샤워를 하며 막힌 문제를 해결한다는 얘기를 본 적 있다. 참고로 나는 자는 동안 무의식을 부려먹고 아침에 일어나 샤워하는 동안 보고서를 받아내곤 했다.
이런 점에서 욕조에 몸을 담그는 건 개인적으로 효과가 떨어진다고 본다. 산책을 하며 문제에 집중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우선 들어오는 정보가 너무 많다. 집 욕실에 혼자 있다 해도 시각 정보까지 차단하기는 어렵다. 전등을 끄고 촛불로 분위기를 조성해도 고요함 자체가 문제다. 왜냐고? 오히려 청각이 민감해지고 그건 곧 쓸데없는 소리까지 예민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너무, 진짜 너무 조용한 환경을 추구하는 독서실에서 벌어지는 온갖 사례들을 보라. 적당한 백색소음이 있을 때 더 잘 집중한다는 건 과학이다. 샤워기 물줄기 밑에 있을 때 집중력이 올라가는 이유다. 게다가 샤워와 비교하면 시간제한에서도 자유롭기에 제로의 영역을 이용하려는 우리의 취지와는 맞지 않다.
가장 절망적인 상황에서 요다를 찾아 대고바 행성으로 떠난 루크 스카이워커의 심정으로 샤워기 밑으로 들어가자.
오늘의 오메가: 복용 시 피해야 할 것들
- 술
흔히 작가들이 술을 마시며 작업을 한다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술 마시고 일할 수 있는 직업이 얼마나 될까? 목을 조르는 의식으로부터 잠시 해방되고 싶은 마음에 술을 마실 순 있다. 다만 그날은 글쓰기를 포기해야 한다. 왜? 다른 일과 똑같다. 제정신이 아니니까. 정신이 온전하더라도 술에 의해 밀려오는 졸음을 이길 수 있을까? 낮술 마시는 작가들을 보거든 그날은 개점휴업이구나 여기시면 된다. 밤술도 마찬가지지만.
- 다이어트
정확히 말하면 음식 섭취를 제한하는 다이어트 얘기다. 다이어트가 왜? 위에 힌트가 나왔다. 뇌의 에너지원은 산소와 포도당이다. 산소는 숨을 쉬면 해결되지만 포도당을 공급하려면 탄수화물로 대표되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누차 얘기했지만 글쓰기는 에너지가 진짜 많이 소비되는 작업이다.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니라 과학이다. 뇌는 기본적으로 20%의 자원을 먹고 들어간다. 우리 몸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전체 에너지의 20%를 혼자 쓴다는 말이다. 기본적으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놈이다. 여기에 본격적인 두뇌 활동이 시작되면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하다.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글이 안 써진다면 공복 상태가 아닌지 확인해 보자.
여담으로 작가들이 마감을 앞두고 음식이 안 먹히니 하는 말은 정말 딱 마감을 앞둔 짧은 기간의 얘기다. 나머지 80% 동안은 정말 잘 먹는다. 아니 먹어야 한다. 돌아서면 허기를 느끼니까. 작가 중에는 여러분의 예상과 달리 풍채 좋은 사람이 많다. 활동량이 적어서가 아니라 섭취하는 양이 많기 때문이다. 삼시 세끼 먹고도 일하는 내내 뭔가 물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Premiere
흔한 미국 관광객의 기념 사진...?
...이 아니라 <왕좌의 게임>의 원작자 마틴 옹이시다.
현대 미국인의 비만이야 뭐… 하실 분이 있을 것 같아 한 장 더 준비했다.
동네 체육관 관장님...?
...이 아니고 헤밍웨이 옹이다.
물론 정말 스테레오타입의 삐쩍 마른 작가들도 있긴 하다. 다만 프랑스 작가들은 예외로 하자. 기본적으로 마른 애들이라…
+) 처방 하나 더. 운동이다. 글은 엉덩이로 쓰는 거라고 누가 처음 말했는지 모르겠는데 그럼 나는 온몸으로 쓰는 거라고 하고 싶다. 꾸준한 운동은 심폐기능을 향상시키고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 순환을 더 활발하게 한다. 뇌로 가는 혈류량이 자연히 늘어난다. 더 많은 연료를 집어넣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일단 운동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더 활동적이게 되는데 이게 글쓰기에 득이 되면 됐지 해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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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에 관하여
혹시 후원을 생각한 분이 계시면 정중히 사양합니다. 현재 신도자님과 류이님으로부터 받은 스달만 해도 충분히 많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또한 후원금을 받아도 총상금 규모가 늘어나진 않을 겁니다.
역대 이벤트들이 평균 50sbd 규모로 고정된 게 나름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추측건대 개인인 주최자가 감당할 수 있는 물리적 정신적 금액이 저 정도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상금 규모가 너무 커지면 다음 이벤트를 계획하는 분들도 부담이 됩니다. 고로 총상금은 50sbd 고정입니다. 한참 스달이 올라있던 때의 50스달과 지금의 50스달 역시 차이가 있긴 한데… 거기까지 고려하자면 복잡하니까요.거듭 말씀드리지만 이벤트 참가는 리스팀/팔로우/보팅 및 본 포스팅 구독과 상관 없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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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순, 선별, 랜덤...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하다 포털이나 페북 등에 게시되는 컨텐츠가 떠올랐습니다. 작성자에게 다는 댓글이 아닌, 컨텐츠에 대한 얘기를 유저들끼리 자유롭게 나누는 방식이라 무조건 정성 댓글을 달아야 한다는 부담에서도 해방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포스팅에서 그런 방식을 한번 시험해 보고 싶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제가 아래 용도별로 댓글을 답니다. 여러분은 제 댓글 밑에 대댓글로 달아 주시면 됩니다.
[홀] 감상&잡담: 지금까지처럼 포스팅 감상평을 남기는 용도입니다. 이쪽에는 별도의 답글을 남기지 않을 겁니다.
[테라스] 홀과 같은 용도입니다.
[끽연실] 제가 트위터처럼 쓰는 곳입니다.
[사무실] 오타/오기/오류 등의 제보 혹은 저를 호출하실 일이 있을 때 사용하는 용도입니다.
다른 유저가 남긴 댓글에도 부담 없이 대댓글을 달 수 있는 분위기였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예시의 내용은 연재소설에 관한 겁니다)
[홀] 감상&잡담
[김작가] 지미 좀 꼰대 같아요.
ㄴ[김반장] 22222222
ㄴ[김십장] 33333
ㄴ[김통장] 지금까지 드러난 바로는 잭이 더 꼰대 같죠. 융통성 없음요.
ㄴ[김사장] 잭은 젊꼰 지미는 그냥 꼰
ㄴ[김회장] 둘이 쌍둥인데요...
[김소장] 이번 편 분량 훌륭합니다.
[김원장] V의 날은 언제 나와요?
ㄴ[김박사] 그걸 아직도 기다리고 계시다니...ㅠㅠ
ㄴ[김석사] 이런 질문은 사무실에 달아야 하지 않나요?
ㄴ[김원장] 아, 그런가요... 처음이라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ㄴ[김석사] 저도 몰라서 여쭤본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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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장] V의 날 언제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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