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zoya
“예언이라니요?”
“조만간 타임 오브 마이 라이프를 듣게 될 거예요. 라디오에서든 TV에서든 말이에요.”
“데이비드 쿡?”
그녀의 추측에 순간 나는 어이가 없었는데 그게 표정에 다 드러난 모양이었다. 그녀는 뭐가 잘못됐느냐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더티 댄싱이요!”
“알았어요. 근데 그 노래가 나오는 게 무슨 예언이에요? 신청이라도 했어요?”
“내 초능력 중 하나예요.”
나는 그녀에게 침대에 처박혀 있을 때 갈고닦은 예지력에 관해 얘기했다. 그녀는 배를 잡고 깔깔 웃었다.
“설명할 수 있어요.”
그녀가 자신 있게 말했다.
“특정한 시기에, 아니면 일정한 주기일 수도 있구요. 딱 어떤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 대중의 심리가 있잖아요. 감수성의 공유랄까.”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네요. 결국 내 취향이 대중적이라는 얘긴데…… 십수 년을 연마한 능력이 하루아침에 도매금으로 전락하다니.”
“똑똑한 여자 앞에서 까불면 그렇게 되는 거예요.”
그녀는 싱긋 웃으며 장난스레 말했다. 나는 입을 다물고 바람에 나부끼는, 촛불에 일렁이는 그 미소를 즐겼다. 밤은 적당히 깊었고 그녀는 지나치게 아름다웠다. 사려 깊은 베니토를 비롯한 웨이터들이 돌아다니며 행여 불이 붙을까 시폰 커튼을 묶기 시작했다. 시간도 그렇게 붙잡아 둘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타들어 가는 양초가 알려주듯 그녀와의 시간은 한정돼 있었다. 비단 이 시간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앞으로 얼마가 주어지든 시간은 유한하다.
“그럼 이런 예언은 어때요?”
“또 깨지고 싶은 거예요?”
그녀가 자신만만한 웃음을 보였다. 나도 그에 못지 않은 자신감으로 미소 지으며 말했다.
“당신이 날 좋아하게 된다는 거.”
“와.”
그녀는 짧은 감탄사를 끝으로 입을 다물었다. 비웃지도 놀리지도 않고 오히려 생각이 많아진 듯 보였다. 나는 그 이상 보태지 않았다.
“오늘은 내가 집까지 바래다주기로 한 거 잊지 않았죠?”
디저트를 먹을 때 내가 말했다. 그녀는 처음에는 약간 난감한 듯한 표정을 짓다가 이윽고 가볍게 어깨를 으쓱거렸다.
“좋아요.”
-계속
개인 사정으로 하루 빨리 올립니다.
36회 2/2는 새벽에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지난회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