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에 넣을 왕우렁이를 구하려 농장으로 갔다. 한창 모내기철이라 사람이 많았다. 잠시 기다릴 겸 농장 둘레를 어슬렁거리는 데 눈앞에 새끼 참새 한 마리가 보인다.
“웬일이니? 요놈아!”
날지도 못하는 놈이 집을 뛰쳐나온 거다. 참새는 보통 집을 처마에다가 짓는다. 그 곳이 안전하고 따뜻하다.
알을 깨고 나온 새끼들은 날개 힘이 충분할 때까지 부모가 준 모이를 먹고 자란다. 근데 가끔 성질이 급한 놈이 있다. 날 힘도 없는 놈이 집을 뛰쳐나온 거다. 제비 새끼가 떨어지는 걸 본 적이 있지만 참새 새끼가 떨어진 건 처음 본다.
둥지에서 떨어져 나왔으니 얼마나 불안할까. 먹이도 구하기 어려울 것이고, 들 고양이들 눈에 띄는 순간 바로 죽음이다. 어미가 어디 있을까? 제비는 새끼가 떨어지면 부모를 비롯하여 여러 마리가 응원을 한다. 참새는 둘러보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성질 좀 죽이라고 활짝 핀 철쭉 꽃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었다. 제법 잘 어울린다. 내가 키울 수는 없다. 들 고양이에게 띄지 않게 풀숲에 놓았다. 무사히 부모를 만나기를. 세상을 제 성질대로만 살 수는 없는 거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