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927] 웹툰 세레나, 치명적인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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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세레나, 표지만 봤을 때는 그저 달달한 삼각관계 로맨스일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더 치명적이고 아슬아슬한, 어른들의 로맨스랄까.

네이버 웹툰 《세레나》.

정이나 작가의 작품으로, 20세기 초를 연상시키는 가상의 국가를 배경으로 세레니티 가문의 상속녀 세레나와 그녀가 증오하는 남편 아이저, 그리고 세레나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프리드릭의 이야기를 그린다.

가문의 몰락을 막기 위한 결혼으로 시작된 관계. 서로를 향한 증오와 경계, 자존심과 욕망, 그 안에 조금씩 드러나는 애틋함까지.

세레나는 화려하고 도도하지만, 그 모습 뒤에는 가문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과 쉽게 드러낼 수 없는 상처가 있다. 아이저는 냉정하고 무심해 보이지만, 그가 보여주는 행동과 감정의 변화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프리드릭 역시 세레나의 곁에서 위로가 되어주는 존재이면서, 그만의 감정과 사연을 품고 있다.

이 작품이 특히 좋았던 건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가족에 대한 사랑과 책임, 그리고 각자의 인생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는 점이다. 인물들이 짊어진 삶의 무게와 선택들을 따라가다 보면, 사랑이란 무엇인지, 가족을 지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자연스레 되묻게 된다.

인물들의 감정과 상황을 얼마나 치밀하게 쌓아 올렸는지, 그 마음들이 독자에게까지 고스란히 전해지는 작품이다.

화려하고 섬세한 작화도 빼놓을 수 없다. 정이나 작가는 《블랙윈터》와 《초상화》 등을 선보였고, 웹소설 표지와 삽화 작업으로도 알려진 작가다. 《세레나》에서는 아름다운 그림체뿐 아니라 인물의 표정과 시선, 분위기까지 활용해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한다.

덕분에 단순히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넘기는 것이 아니라, 인물들의 감정에 빠져들어 한 장면을 곱씹게 된다.

정주행을 하다 보니 어느새 거의 다 읽어가는데, 이제 곧 이 이야기를 따라가는 즐거움이 끝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아쉽다.

재미있는 작품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도 잠시, 끝이 가까워질수록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그리워지는 마음.

아직 마지막까지 읽지는 않았지만, 인물들의 감정과 관계를 깊이 따라가며 읽고 있는 작품이다.

아, 이 아쉬움을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