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여행] 단두대에 올라서니 오히려 봄바람이 감도는구나 - 서대문 형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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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명시 -

단두대에 올라서니


오히려 봄바람이 감도는구나

몸은 있으나 나라가 없으니

어찌 감회가 없으리요

- 강우규 -

keydon@keydon의 역사 여행 시리즈
이번 편은 나라 잃은 슬픔을 가슴에 묻고
꽃다운 청춘을 피워보지도 못한 채
형무소의 이슬로 사라져 간 우리 선조들의
한 맺힌 영혼들이 깃들어 있는 서대문 형무소를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워낙 내용이 방대하므로~
1편과 2편으로 나누어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 1편 : 남옥사, 지하고문실, 사형장, 시구문
  • 2편 : 여옥사, 전시장, 운동장, 추모비, 기타시설

형무소 방문은 처음이라 많이 긴장됐습니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서 형무소 안으로 발걸음을 떼어봅니다.
형무소 정문 위에서 비추는 강렬한 태양이 저를 반겨주네요~

먼저 우리 독립투사들이 머물렀던
옥사를 먼저 방문했습니다.
뚜벅뚜벅 걸음을 옮길 때마다,
타임머신을 타고 일제강점기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옥사에는 시월의 오후에 내리쬐는
따뜻한 가을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지만
옥사 내부의 벽과 바닥에서 내뿜는 차디찬 기운이
온몸을 휘감았습니다.

옥사의 전체적인 구조입니다~
2층에서는 험악한 얼굴의 간수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감시하고 있네요~

일본인 간수들보다 친일파 조선 간수들이
우리 독립투사들을 더 잔혹하게 대했다는 걸 들었을 때,
머리카락이 거꾸로 솟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옥사는 이렇게 밖에서 내부를 볼 수 있는 잠겨진 방과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는 열린 방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옥사 중간중간에 서 있는 수감자 밀랍인형들이
진짜처럼 느껴지네요~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아무런 죄도 없이
차디찬 옥사에 투옥되었던 우리 선조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이렇게 넓고 편한 책상에 앉아 쉬고 있는 간수의 모습이
옥사에 투옥된 수감자들과 극명하게 대조됩니다~

지금부터는 지하 독방과 고문실 그리고 사형장으로 가보겠습니다~

※ 다소 자극적인 사진이 포함되어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지하 독방에 도착했습니다~
분위기부터가 일반 옥사하고는 다르네요~
이상하게 한기가 느껴지고 답답한 느낌이 듭니다~

사람 한 명이 간신히 누울 수 있는 크기의 독방에는
자신의 용변을 처리할 수 있는 나무통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바닥과 벽에서는 들어가 있지도 않은 저에게까지
그 한기가 느껴졌습니다~
여기에 갇힌 수감자들은

얼마나 춥고 외로웠을까요?

외부와 연결된 길은 소변을 버리는
이 작은 수챗구멍 하나 뿐이었습니다~

고문실에 도착했습니다.
벽에 걸린 일장기에 핏빛이 도네요~

우리의 선조가 물고문을 당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숨이 막혔을까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상자 고문이라고 쓰여있길래
처음에는 그냥 좁은 공간에 가두는 고문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더군요............

상자 안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사방에 꽂혀있었습니다.
상자 안에 사람을 가두고 그냥 가만히 둔 게 아니고
이리저리 흔들었다고 하니..............

얼마나 아팠을까요?
얼마나 피를 흘렸을까요?

각종 고문도구들이 가득한 고문실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저 의자에 앉아서
자신을 고문할 고문 도구를 고르는 것을 지켜보며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하지만 밀랍인형과 구조물들로 전시된
고문의 모습들은 아주 약한 수준이었습니다.
한 쪽에 설치된 영상실에서 육성으로 들려주는
실제 고문의 강도는
감히 상상하기도 힘든 수준이었습니다.

실제 고문도구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벽장처럼 생긴 고문도구인데.......
2~3일 갇혀 있으면 전신이 마비된다고 하네요~

제가 직접 체험해보니 워낙 협소한 데다가
폭이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구조라서
갇혀 있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조여드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제 사형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진짜 사형장은 외부에 있고
여기는 사형장을 재현해 놓은 곳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보이는
사형장의 올가미에 분위기가 압도당합니다.

우리 순국선열들은
나라의 독립을 보지도 못한 채
사형장의 이슬이 되어 억울하게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고인의 시신은
고문의 흔적을 비밀로 하기 위해
형무소 외부로 통하는 터널을 통해
쥐도 새도 모르게 반출되었습니다.

착잡한 심정으로 밖으로 빠져 나와서....
이제는 진짜 사형장으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사형장의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수감자들은......
여기까지 걸어오는 길이

얼마나 무섭고 외로웠을까요?

나라 잃은 것도 서러운데..........
이렇게 억울하게 세상을 떠나는 길이

얼마나 멀고도 험난했을까요?

사형장 입구에 서 있는
통곡의 미루나무입니다.
우리의 순국선열들은 마지막으로 이 나무를 부여잡으며....
조국의 광복도 보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하는 것에
한이 서려 통곡하였다고 합니다.

사형장 안으로 들어가면
미루나무가 한그루 더 있습니다.
지금은 고사하고 태풍에 쓰러져
그루터기만 남아있지만
이 나무가 사형수들에게는
아마 마지막으로 보는 세상이었을 겁니다.

사형장 내부입니다.
사실 사형장 뒤편의 창문으로 귀신이 출몰했다는
목격담이 너무 많아서 현재는 영상 촬영이 금지된 곳입니다.
너무나 죄송하지만, 역사 전달을 위해 석 장만 찍어봤습니다.
귀신 목격담에 대해서는 조작일 가능성이 큽니다.
사형장 뒤편에 시구문이 있어서 관광객들이 다니는데
머리가 긴 여성 관람객이 지나갈 때 영상을 찍으면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도 머리 긴 여성 관람객이 지날 때,
머리카락이 창문에 비치게 사진을 찍고자 하는
나쁜 마음이 가득 찼었습니다.
근데 이상하게도 그 타이밍에 두 번씩이나
셔터가 눌러지지 않더군요.
이 자리를 빌려서 사형장의 이슬로 산화하신
순국선열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형을 집행하기 위한 동아줄과 의자

모래시계의 태수가 사형당하기 전,
"나 지금 떨고 있니?"
이 대사를 한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사형 집행 후.
시신은 이 지하 문을 통해서
밖으로 꺼내지며..............

형무소 밖으로 연결된 시구문을 통하여
외부의 공동묘지로 반출됩니다.
고문의 흔적 등을 비밀로 하기 위해
이 터널을 뚫었다고 하네요......

살아서도.... 죽어서도...... 서럽기만 한
형무소 안에서의 운명입니다.

형무소 담벼락 정도는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는 듯...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저 새를 바라보며
저는 저린 가슴으로 사형장을 빠져나왔습니다~

그때도 저 새는 형무소 안을 자유롭게 날아다녔을 텐데요...

나라를 잃은 것도 서러운데......
억울하게 이곳으로 끌려와서 모진 고문을 받으며
차디찬 벽과 바닥에 갇혀서
자유를 잃어버렸던 우리의 선조들은
자유롭게 형무소 안팎을 날아다니는 저 새를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요?

하늘에서는 부디.......
아픔 없이.......
슬픔 없이.......
그리고 편안하게........
자유를 얻은 이 세상을 내려다 보소서........


여행지 정보
●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현저동 통일로 251

관련 링크
● http://www.sscmc.or.kr


[역사 여행] 단두대에 올라서니 오히려 봄바람이 감도는구나 - 서대문 형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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