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도 울음도 모두 감정인데 우는 감정은 왜 차별받아야 하는 걸까. 우는 감정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애써 속을 감추고 미소 짓는 친구에게 한마디 해주자. 야이씨, 괜찮아. 울고 싶으면 울어. 그냥 막 울어."
-빨간머리 N 중에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짧지만 강렬한 한 컷의 그림이, 또 웹툰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호응을 얻으며 역으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의 책으로 출간되는 요즘의 출판 트렌드에서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보통의 여성의 에세이를 그림으로 그려낸 <빨간머리N>이 눈에 띈다. 최근 월급으로 하루하루를 버틴다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풍자와 해학의 그림으로 표현한 <양치기>의 것이 직장인이라는 타깃에 대한 인생의 투영이었다면, <빨간머리N>은 대한민국에서 평범한 유년기를 보내고 <미스(Miss)>로 살아가는 다 큰 여자들이 흔히 하는 생각과 고민을 그림과 글로 풀어냈다.
지금 이 시대에 <빨간머리 앤>이 태어났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라는 생각으로 작가 최현정은 자신의 삶을 만화 주인공에 투영하여 그림을 그렸다. 나이의 변화와 내가 어찌할 수 없이 불어닥치는 바람에 방향을 잃고 떠다니는 자신의 일상에 대해 우리가 흔히 마음에 담아두고 표현하지 않는 거친 입담과 적나라한 표현, 수식어구를 바탕으로 현재를 이야기 한다. 강하고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하고 싶은 막연한 바람이 있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바람과 다르게 아직도 나약한 아이로 멈춰 있는 우리의 모습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글이 아닌 그림으로 누군가에게 공감과 호응을 이끌어 내는 것은 쉽지 않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한 장의 그림으로 함축시킨 채 누군가가 나의 이야기를 이해해주길 기대하는 것은 말처럼 쉽게 풀어지지 않음을 표현하지 않으면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과의 연애나 직장생활, 친구들과의 풀리지 않는 실타래 같은 관계를 한 번이라도 겪어 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림의 기교는 전혀 없다. 예술이 아닌 그녀의 삶을 이야기 한 에세이이다.
삼 십 분 정도면 책을 완독하는데 충분한 시간이지만 여운이 남아 종종 책장에서 꺼내어 훑어 보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책 정보]
제목: 빨간머리N
저자: 최현정
출판사: 마음의숲
[목차]
입구
1장인생은 아름답냐
2장꿈의 배신
3장집에 다녀오겠습니다
4장연애고자
5장나 혼자 산다
6장사람과 사람 사이
7장가족, 그 사랑과 전쟁
8장나이를 퉤!!!
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