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변화가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는 것을 처음엔 미쳐 알지 못한다.
그런 게 사람이 아닐까.
집에서 영화를 보는 시간이 늘었다. 한 때는 한 밤 중에, 이른 아침에, 퇴근 길에 혼자서든 둘 이상이든 영화관에 들러 영화를 보곤했었다. 그러다가 영화관에서 상영하지 않는 영화들에 대한 갈증으로, 집에서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강점으로 내 공간에서 가장 편한 모습으로 있는 시간이 늘었다.
단지 좋은 영화를 보고 싶었던 것 뿐이었지만 영화관에서 먹어 보지 못했던 음식, 피자를 배달시키고 마음껏 맥주를 마시고 마음껏 화장실을 다녔다. 달콤한 나만의 시간을 영화와 피자, 또 맥주와 함께 하니 일상을 벗어난 기분이 들었고 이 매력에 흠뻑 취했다. 그리고 문득 거울을 보니 얼굴은 동그란 피자 한판, 몸매는 맥주병의 낯선 인간의 모습이 하나 보인다. 어쩌지, 이 나비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