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느림의 미학, 봄을 기다리며 리틀 포레스트2: 겨울과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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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이 만개하고 따뜻한 햇살과 일렁이는 바람을 맞을 수 있는 봄이 오니 <봄>의 감성을 그린 영화 <리틀포레스트2>가 떠오른다. 이라가시 다이스케의 동명 만화를 영화로 제작했던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의 속편으로 출시되어 느리게 살아가는 농촌의 생활을 보여준다.

엄마를 느끼는 맛

갑작스레 집을 떠나버린 엄마의 빈자리를 주인공 <이치코>는 어렴풋한 어린 시절 엄마가 요리하는 모습과 그 때 맛 본 음식의 기억을 간직한 채 고향집을 지킨다. 그때의 음식들을 직접 만들면서 어쩌면 <이치코>는 엄마의 공백을 추억으로 매우며 정신적인 온기를 느끼려 한지도 모른다.

“인간은 ‘나선’ 그 자체인지도 몰라. 같은 장소를 빙글빙글 돌지만 조금씩 그 나선은 커지게 될 거야” – 이치코의 엄마 대사 중-

따뜻한 맛

구운 주먹밥과 카레, 파스타, 크리스마스 케이크 등의 일상의 평범한 요리들은 주인공이 직접 재배한 재료들이 수반되고 이색적인 재료의 혼합으로 색다른 요리가 된다. 보통의 요리에 주인공 <이치코>의 따뜻한 마음과 정성이 곁들여져 영상에 따뜻한 기운이 감돈다.
일본의 저성장 경제와 청년 실업, 인구 고령화 등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일본 사람들의 마음도 굳어버렸다. 사회적 역할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치고 경쟁하는 일에 몰두하여 심신의 피로가 누적되는 줄도 모르고 그저 바쁘게만 지낸다. 그 속에서 귀농을 하거나 귀촌을 통해 새 삶을 살고, 도시를 떠나 온 도시 사람들이 바라본 농촌의 새로운 면모는 작지만 창업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사례들이 방송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바쁘게 달리기만 하다가 멈춘 순간 정작 어디를 향하여 달리고 있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또 그 결과 당황하고 한 발 앞으로 내미는 것조차 두려워 위축이 된 사람들에게 <리틀포레스트2>는 삶을 돌아보는 여유와 따뜻한 감성을 전달하고 있다.

소중한 일상의 맛

직접 씨를 뿌리고 가꾸고 수확하는 행위를 반복하며 얻은 재료들을 가지고 끼니를 요리하는 모습이 영화의 대부분이다. 화려한 색채는 갓 수확한 녹음의 채소들과 말린 곡식, 보통은 버리기 마련인 꽃봉오리 따위가 담당하며 음식의 시각적인 미를 보여준다. 생채기가 난 열매와 수확시기를 놓쳐 꽃봉오리가 핀 배추도 헛되이 버려지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어떠한 존재도 무시될 수 없는, 삶이라는 지붕 아래 존중 받을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인간의 본질인 먹고 사는 것에 대해 오롯이 1년의 시간이 흘러가며 대단하거나 거대한 일이 없어도 충분히 스스로에게 당당하고 만족한 일상을 채우며 시골에서의 제대로 된 슬로우 라이프를 상상하게 만든다.

자극 없이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

영화의 배경은 일본의 동북부 지역의 코모리 지방으로,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리고 사계절 변화가 뚜렷한 곳이다. 1년간 그 곳에 머무르며 촬영한 찰나의 변화들이 영화에 펼쳐지며 어떠한 정신적, 시각적인 자극 없이도 감흥을 느끼게 만든다.

<달팽이식당>, <카모메식당>, <앙>, <남극의 쉐프>등의 일본풍 음식 영화에 귀농과 자급자족의 모습을 더한 <리틀포레스트2: 겨울과 봄>은 지금까지의 음식과 <관계>에 초점을 맞춘 다른 영화들과는 상이할 수 있다. <삶>에 무게를 두고 음식이라는 매개체가 삶에 색채를 입히고 풍미를 더해 건강하면서도 알차게 이끌어 갈 수 있게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평점: 10점 만점에 8점(*반복되는 빠른 일상에 무작정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느리게 흘러가는 일본영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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