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kakaelin 입니다.
2015년 10월에 재규어XE를 출고해서 이제 만 3년을 향해 가고 있네요.
얼마 전에 누적주행거리 35,000km를 돌파했는데, 그동안 이 차를 타면서 느꼈던 장단점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재규어 XE의 장점
1. 충분한 출력과 운전 재미
제가 운행중인 재규어 XE는 디젤 2,000cc 포트폴리오 모델로, 180마력에 최대토크 43.9kg.m 입니다. 경쟁차종과 비교해서 많이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많이 떨어지는 스펙도 아닙니다. 우리나라 도로에서 레이싱을 펼치지 않는 이상 어디서든지 충분하고도 남는 성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재규어XE의 매력은 직진 가속보다는 와인딩에 있습니다. 더블위시본과 인테그랄링크의 서스펜션은 와인딩에서 상당히 칼같은 선회감각을 전달해줍니다. 그리고 노면 상태를 불쾌감 없이 운전자에게 잘 전달해줘요. 미친듯이 빠른 차는 아니지만,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적절한 스포츠성이 함께 전달되는 나름의 매력이 있는 차입니다. 그리고 고속 안정성도 매우 뛰어나서 정신줄 놓고 고속도로를 타다가 속도를 보고 깜짝 놀라 속도를 줄인 경험도 여러번 있었습니다. 정말 매력적인 차예요.
2. 좋은 소재로 특색있게 꾸민 인테리어
고급 요트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계획했다고 하는데, 덕분에 상당히 특색있는 실내 디자인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센터페시아도 상당히 깔끔하고, 무엇보다 기어봉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시동을 켜면 원형의 다이얼이 올라오는데, 시동을 걸 때 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하지만 호불호가 많이 갈리더라구요.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질 좋은 가죽이 여러군데에 쓰였어요. 시트와 핸들은 소프트그레인 등급의 가죽을 사용했고, 덕분에 맨살에 닿는 느낌이 매우 고급스럽습니다. 와이프의 말로는 여름에 맨살에 닿아도 끈적거리는 느낌이나 거친 느낌이 전혀 없어 지금까지 타 본 차의 시트 중 가장 재질이 마음에 든다고 합니다.
3. 만족스러운 음향시스템
포트폴리오 모델은 720W의 메레디안 스피커가 총 17개 들어가 있습니다. 제가 금귀는 아니지만, 그래도 음악을 업으로 삼으신 아버지 밑에서 자라다보니 아주 기본적인 호불호는 있는 편인데, 재규어XE의 메리디안 스피커는 상당히 마음에 들어요. 고음과 저음 영역대의 출력을 상당부분 기호에 맞게 조절할 수도 있고, 돌비나 메리디안과 같이 기본 설정된 세팅을 이용할 수도 있어 기호에 맞게 설정하기가 쉽습니다.
재규어 XE의 단점
1. 애매한 연비
처음 출시되었을 때는 나쁜 연비가 아니었는데, 갈수록 경쟁차종의 연비가 좋아져서 이제는 단점이 되어버렸어요. 제 경우에 출퇴근에 주로 이용하고 있어 도심40, 고속60 정도의 비율인데 평균연비가 14~15km/l 정도가 되고 있습니다. 나쁜 연비라고 할 수는 없지만 동급 경쟁차종인 BMW 3시리즈가 16km 정도는 우습게 나오는 수준이라, 단점 아닌 단점이 되어버렸네요.
2. 재규어의 고질병, 잡소리
출고하고 약 10,000km 정도부터 각종 잡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센터를 들락거리며 몇 군데 잡기는 했지만 아직도 잡소리가 없어지지는 않았어요. 이제는 심각한 잡소리가 아니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탑니다. 제가 예민한 편이 아니라, 음악을 틀고 운전을 하는 동안에는 거슬리지 않아서 문제 없지만, 소리에 민감하신 분들이라면 꼭 이 부분을 참고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3. 최고의 단점, 서비스플랜
이 차를 구매할 때 딜러에게 안내받기로는 3년 AS기간 중 원하는 때에 언제든지 3회까지 엔진오일/오일필터/에어컨필터 교환이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구매하고 처음 센터에 갔을 때 담당자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2년 또는 34,000km에서 교환 가능하다고...
에어컨필터만 따로 교체가 되지 않고 3가지가 묶여서 교환되는 것을 감안할 때, 정말 현실성 없는 플랜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요즘같이 미세먼지 많은 때에 누가 에어컨 필터를 그렇게 느긋하게 교체할까요? 결국은 제 사비를 들여서 교환하고 있습니다. 잘못 안내받은 것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서로 미루기만 하고, 결국은 "재규어 코리아의 정책이 이래서 어쩔 수 없습니다."라는 말만 로봇처럼 반복하더군요. 서비스 플랜은 정말 최악 중의 최악입니다.
총평
재규어의 고질병이라는 잔고장은 아직 거의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출고 초기에 브레이크등이 두 번 고장나고, 에어백 경고등으로 수리를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전자계통에 잔고장이 잘 발생하는것 같은데, 그 이후에는 특별한 문제 없이 쭉 운행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서비스 플랜이 만료되는데, 그 이후에도 쭉 이렇게 잘 견뎌줬으면 좋겠네요.
재규어 XE는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리는 차라고 생각합니다. BMW가 훌륭한 차량 성능과 제어시스템으로 누구나 재미있고 훌륭한 드라이빙을 가능하게 해주는 차라고 한다면, 재규어XE는 약간의 적응이 필요한 차입니다. 차의 특성을 이해하고 손과 발에 익었을 때 제 실력을 뽐내는 야생마같은 차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디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차를 보고 첫눈에 반해버린 저는 월내 사려던 볼보S60은 까맣게 잊어버렸어요. 그리고 저보다 아내가 이 차에 더 꽂혀서 아무런 저항 없이 계약서에 싸인을 할 수 있었네요^^
장점이 많은 차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단점도 분명 가지고 있는 차라고 생각합니다. 평범하지 않은 마이너 감성을 가진 분께 추천드리고 싶은 차예요. 만약 구매를 생각하고 계신다면 꼭 시승해보시길 권합니다. 성향이 분명하기 때문에 시승을 해보지 않고 구매하실 경우에 후회하실지도 모르니까요...
이상, 재규어XE 운행기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