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고 외롭고 고독한 것은 이제 지쳤다
어떻게든 외면하는 것도 지쳤다
채워지지 않는 그곳을 억지로 다른 무엇인가로 채우는 것도 지쳤다
더 이상 그곳을 더럽히고 싶지 않다
더 이상 그곳을 얼어붙게 만들고 싶지도 않다
이제는 그곳을 녹여 그곳에 벚꽃나무 하나 심고 싶다
그리고 그 나무가 꽃 피고 휘날릴 때 난 그 녹음(綠陰) 아래서 벚꽃의 분홍빛을 만끽하고 싶다
술 한 잔하고 싶다
누군가의 무릎 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떨어지는 낙엽 꽃잎 따위를 보고 싶다
이성적이고 싶고 이기적이고 싶다
외면하기 싫고 그런 나 자신이 싫다
하지만 도망가기도 싫다
나도 모르는 새 모든 상황을 외면하려 하나둘 감싸고 옭아매던 그 모든 걸 벗어던지고 싶다
깨버리고 싶다
진정으로 내가 추구하고 원하는 것을 하고 싶다
나의 심장에 나무 하나 심고 싶다
뿌리 깊어도 안 아픈 그런 아낌없이 주는 나무 하나 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