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두리번 거리며
가던 길을 멈춰야 하는
겨울 찬바람을 만날때면
찬바람 같았을 그녀의 시간들이 떠오른다
늘 가슴 한편에 먹먹한
자꾸만 떠나려는 나의 기억속에
자기 멋대로만 움직여 맞춰지지 않는
수수께끼같고 퍼즐같은 그녀의 이야기다
먹지마라
먹지마라
누군가가 귓전에 대고 속삭인다
넌 굶어 죽어야돼
그녀는 곡기를 끊기 시작했다
가족들의 걱정에도 상관없이
물조차도 거부하기 시작했다
늘 조용하고 느릿하고 차분한
그여자 였지만 말수는 적지 않았고
대인관게도 나쁘지 않았다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
남편이 회사에 가고없는 시간은
누워만 있다
결국 굶어 죽게될 것을
그 여자도 알것이다
차츰 하루종일 누워만 있게되고
해골같이 얼굴이 변해 있을때
남편은 가까이 살던 지인 언니에게
전화를 한다
도와주세요
영순씨가 죽을거 같아요
그 언니는 부랴부랴 영순씨 집으로 향했다
집안 꼴에 말문이 막혔고
해골 같은 영순씨는 죽은듯 누워
겨우 인사만 했다
놀란 언니는 도대체 무슨 일인지
물었지만 영순은 입을 닫았고
남편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이상 먹지를 않았다고
오래전부터 먹는 양이 점점 줄더니
이제는 물도 마시지 않으려 한다고
이유를 모르겠단다
자기 의지로 곡기를 끊고 있는
그녀의 이유있는 단식
아무리 물어도 말을 하지 않는다고
외국에서 만났던 한국친구들
타지생활의 외로움속에
열댓명 정도의 친구들이 자주 어울렸고
그간 쌓아온 정이 투터웠다
그 언니는 모두에게 연락을 하고
부랴부랴 그녀를 누군가의 조언에 따라
지인이 의사로 근무하는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을 시켰다
그곳에서 수액을 맞고 미음을 주지만
미음도 눈치보며 아주 조금밖에 안먹었다
그러면서 한달을 입원하고 좋아지는
기미가 보이자 퇴원을 시켰지만
결국 집에 돌아가니 다시 원상태로 돌아갔다
그렇게 반복하기를 몇번
이유를 아무리 물어봐도
속시원한 대답을 안해주는 영순씨
몇번을 찾아가 어르고 달래도
속을 털어놓지 않고 말을 피하기만 했다
속이터져 한대 쥐어박고 싶었다
어린 아이들을 생각해봐라
혼자 고생하는 남편이 불쌍하지 않냐
먹기만 하면 되는데 왜그러냐
어느것 하나 통하지 않고
자기 고집만 피웠다
어떤 이유라도 듣고 싶었지만
말을 하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지금까지 8년이라는
긴세월을 정신병원에서 자기만의
세상을 살고 있다
우리들이 그녀와 이야기를 나눈것으로
추측하건데 영적인 문제가 아닐까
보시지 않는 나쁜 존재가 그녀를 위협하고
굶어 죽이려 한다는게 추측성 결론이였다
지금도 하얀벽이
인상적이였던 병원에서
그렇게 살고 있다고 전해 듣는다
인생이 뭐길래
햇빛이나 실컷 쬐지 .....
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