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전나무

jsj1215(71)
Published in
#kr
Words
153
Reading
1 min
8y
Listen to this post
~1 min

1530488784673.jpg

사람들은 오대산을
주름이 깊은 산이라고 합니다.
산의 골과 숲이 깊어서 그런 거겠지요.

오대산의 골과 숲속으로 깊이
들어가지 못했지만 내가 둘러 보았던 월정사와 전나무 숲으로 충분히 오대산에 골과 숲을
느끼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전나무 숲에는
할아버지 전나무가 있습니다.
600살의 할아버지 전나무는
몇해전 태풍으로 쓰러졌다고 합니다.

1530488788230.jpg

할아버지 전나무는 쓰러지기 전까지 오대산에서 가장 오래된 수령 약 600년 의 전나무였다고 하네요.

600년의 세월동안 할아버지의 전나무는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요?

바람이 몰아치는 눈길에
초발심 행자의 당찬 걸음을 보셨겠지요.

세상살이에 지쳐 오르던
남루한 차림의 머리 희끗한 중생의
피곤한 걸음도 보셨겠지요.

1530488775008.jpg

장승처럼 서서 그네들이 내뱉는 숨소리에 담긴 사연과 삶에 응어리들을
지켜보고 계셨나요?

수십년전 어린 소녀가 수학여행길에 깔깔거리며 오르던 제 모습도, 중년이 되어 느릿한 걸음으로 다가와 쓰러져 있는 당신의 모습을 쓰다듬던 저의 손길도 보셨지요.

하나의 공간에 사계절이 머물고
철마다 다른 꽃들이 피어나는 600년의 삶은 어떠했나요.

속이 텅빈채 누워 있는
당신의 몸을 거쳐 나오는 바람이
말을 말을하는 듯 합니다.

1530488777922.jpg

600년의 삶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다고...!

쓰러진 할아버지 전나무는
다시 누운채로 그네들의 삶을 지켜 보겠지요.

1530488796402.jpg

할아버지 전나무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