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은 재밌다.
투자라고는 평생 처음 해보는 것 같은 초짜들, 소위 코린이들이 빚까지 끌어서 들어오는 바람에 온갖 탐욕과 허약한 멘탈이 차트 안에 그대로 녹아있다.
정부 규제가 갈피를 잡지 못 하면서 온갖 찌라시성 뉴스들이 떠도는 탓에 그나마 차트도 잘 안 맞는다.
'반등했으니 여기까지는 가겠지' 하고 생각하는 거래소 폐쇄 같은 뉴스로 고꾸라지는게 다반사다.
<암호화폐 단톡방 분위기 : '가즈아'만 외치면 가격이 오르는 줄 안다>
암호화폐 톡방의 특징은 온갖 찌라시가 난무한다는거다.
오르고 있을 때 떨어질거라고 경고하면 재수 없는 소리 한다고 기분 나빠한다.
한참 떨어지는 중에 더 떨어질거라고 하면 손해본게 얼만데 그런소리하냐고 기분 나빠한다.
차트를 보여주면서 설명을 해도 떨어진다는 얘기는 그저 선동으로만 치부하고 오른다는 얘기에만 귀 기울이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러니 떨어지면 존버 말고는 할줄 아는게 없으며 오르면 그저 가즈아만 외쳐댄다.
애초에 차트 같은 건 볼줄도 모르고 볼 생각도 없는 사람들 투성이다.
투자 근거나 포지션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
하락장이 왔을 때 물타기를 할지, 손절을 할지 스스로 판단할 수도 없으며 이미 한꺼번에 밀어넣어서 물타기를 할 현금도 없고 이미 너무 많이 물려서 손절을 할 수도 없다. 이젠 어쩔 수 없이 존버 밖에는 답이 없다.
그저 단톡방에서 "이거 어때요?" 한 마디 물어보고는 상대가 무슨 얘기를 해주던 간에 존버와 가즈아를 외칠 뿐이다.
< 코린이들의 특성 : 투자 대상에 대해 공부하지 않는다>
상가 팔아서 투자하고 전세금 빼서 투자하고 빚 내서 투자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학생들은 등록금을 밀어넣고 직장인은 마이너스통장까지 끌어다쓰고 유주택자는 집을 담보로 투자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1월 하락장이 3주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작년 7월, 9월, 12월 하락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터라 존버에 대한 믿음이 있다.
그럼에도 길게 묻어둘 배짱은 없다. 하루종일 거래소 들여다보며 갈팡질팡하는 사람 투성이다.
본인이 분석할 능력이 안 되면 하다못해 어디 유료 리딩방이라도 찾아볼텐데 코인에 꼬라박을 천만원은 있어도 공부하고 정보 얻는데 쓸 십만원은 없다.
하루종일 거래소 쳐다보고 있으면서도 백서 읽을 시간이나 차트 공부할 시간은 없다.
수천만원, 수억원을 그렇게 투자한다.
리플 4000원 대에 물린 사람들 중에 수십억 밀어넣은 사람도 여럿봤다.
그들에게 물었다. 투자할 때 리플 차트를 본적 있는지, 아니면 리플이 어떤 암호화폐인지 검색이라도 해봤는지.
오른다는 이야기에, 30000%나 올랐다는 이야기에 너무 조급했을 뿐이다.
코린이들을 보면 "리플 가즈아"나 "1번마 달려"나 그게 그거다.
우습긴 하지만 바다이야기랑 비교하는 이야기까지 나오는게 한편으로 이해가 된다.
< 거래규모에 비해 거래소가 부실하다>
화면만 이쁘게 만들어놓으면 뭐하나, 시스템이 후진데...
거래규모가 코스닥을 넘어서고 조단위의 돈이 24시간 왔다갔다 하는데 서버는 수시로 멈추고 주문 체결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도 알 수 없다.
거래소에 대한 규제가 없으니 거래소는 자기들 편한대로 운용될 뿐이다.
처음부터 이들은 4차산업혁명이나 암호화폐니 관심 없고 그저 돈 벌기 위해 만든 거래소였다.
그러니 거래가 몰릴 때 주문 우선순위를 어떻게 매길지에 대한 이해도 없고 원장처리도 엉망이다.
슬슬 거래소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들이 터져나오고 있는데 과연 저들이 코인을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주식은 사면 거래소가 주식이랑 돈을 들고 있는게 아니다. 돈은 증권금융에 맡겨야 하고 주식은 예탁결제원에 보관을 한다. 그런데 코인 거래소들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
과연 내가 산 코인이 거래소가 실제로 가지고 있는지, 아니면 그냥 화면상에만 띄워준건지 알수가 없다.
아무도 확인도 감시도 안 하기에 구멍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사설토토사이트만도 못 한 거래소를 이용하면서도 코린이들은 거래소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모르니 자기들이 당했는지도 모른다. 그저 입금이 안 되고 접속이 안 되서 화가 날 뿐이다.
< 암호화폐의 가치나 전망과 별개로 투기판이 된건 명백하다>
코린이들만 그걸 부정한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은 당연한 것인데 하이리턴만 생각하고 뛰어든 결과 손해 본 사람이 도처에 널렸다.
돈을 잃었으면 왜 잃었는지 생각이라는 걸 해봐야 되는데 모든 건 정부탓이다.
지난 번 거래소폐쇄 관련 발언이 강하긴 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폐쇄 확정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거래소 폐쇄를 검토한다는 이야기만 들려와도 차트는 계속 고꾸라진다.
이건 그냥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심리가 취약해서 벌어지는 일이다.
엊그제 암호화폐 등급 발표하자마자 스팀 뛰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시장이 호재와 악재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한다.
본인이 무얼 잘못해서 돈을 까먹었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다.
그저 막혀 있던 신규가 들어와서 가격을 올려주고 더 비싼 가격에 자신의 물량을 떠넘길 날만 기다리고 있다.
<일희일비 하고 내공을 기르자>
상황이 이러니 정부 입장에서는 규제를 안 할 수가 없다.
어차피 투자라는건 정부 규제라도 리스크의 일부분일 뿐이다.
시장에서는 그런게 다 반영이 되서 가격이 형성되는거고 그 안에서 사고 파는 행위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지는거다.
정부탓하고 남탓해봤자 자신이 보유한 코인의 가격이 올라갈리도 만무하다.
어차피 규제방안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런 저런 의견들이 나올 수 밖에 없고
뉴스에 따라 앞으로도 시장은 요동칠거다. 그 때마다 화내봤자 본인 속만 탄다.
코인은 주식과 달리 현재가가 적정한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
재무제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매출이나 자본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일정 가격 이하로 떨어진다고해서
싸니까 사야된다는 저가매수세가 들어오기도 어렵고 오른다고해서 고평가됐다고 말할 근거도 없다.
요즘 말이 많은 셀트리온은 주가가 거품이네 뭐네 해도 그 주가가 어떻게 형성이 됐는지 설명할 근거가 있지만 코인은 그런게 없다.
어차피 코인에서 현재가는 뜬구름이다.
남은 건 본인의 거래기준이 무엇이냐에 달려있다.
단타를 하든 존버를 하든 자신의 논리가 중요하다.
특히나 존버는 어차피 갯수만 중요하지 현재가는 무의미하다.
가지고 있는 코인이 정말 가치 있다고 생각했고 앞으로 오를거라 생각해서 샀다면 지금의 하락장은 오히려 더 사야 되는 시기다.
상승장에서는 남들보다 늦을까봐 왕창 사버리고 하락장에서는 최저점이 어딜까만 생각하니깐 자꾸 물리는거다.
<제발 무책임하게 돈 들고 오지 말자>
앞서 말했듯이 정부 욕할필요 없다. 투자했으면 그냥 본인 책임인거다.
빚내가면서까지 투자하면서 묻지마 투자한 사람들이 손해를 보고 있는거지 투자 좀 한다는 사람들은 어차피 이런 저런 악재 속에서도 잘 벌고 있다.
아직 제대로 된 하락장을 못 겪어봐서 겁도 없을거고 (지금 이정도 하락장 겪고 하락장 겪어봤다고 하면 안 된다)
올라가는거보면서 지금 아니면 평생 이런 기회 없을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하겠지만
충분히 공부하고 시작해도 늦지 않는다.
지금 아니면 이런 기회 평생 없을 것 같지만 투자 시장에서 이런 변동성은 사실 생각보다 자주 있다.
공부가 우선이지 투자가 우선이 아니다.
누군가는 코인시장에서 참 쉽게 돈버는 것 같지만 운 좋아서 초기 시장에 있었던 극히 일부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자신이 공부한만큼, 시장을 이해하는만큼 벌어간다. 그리고 그들은 투자할 때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
몰빵하니깐, 빚내서 하니깐, 거기다 지식까지 없으니깐 판단할 수 없고 불안하고 견딜 수 없고, 그래서 물리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