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가는 푸른빛을 먹고 잣송이가 여무는 산자락,
초록 숲에 둘러싸인 창 너머로 고개를 내미는 벼이삭은 벌써 어깨에 가을 옷을 걸치기 시작한다.
처음엔 은화별채를 은하별채로 들었다.
시를 쓰는 주인장이라 이름도 멋을 부렸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손자손녀들 이름에서 한 자씩 땄다는 설명이다.
벌개미취가 보랏빛 그리움을 얼굴에 가득 담고 있는데 한쪽 벽엔 멀리 이국의 봄을 잘라온 화사한 양귀비 그림이
대조를 이룬다.
깔끔하게 정리 된 그릇이 전시에 나갈 작품처럼 보이고 식탁마다 근처에서 뜯어온 작은 야생화가 꽂혀있었다.
주방에서 맛있는 냄새가 입맛을 돋우고 일인용 압력솥에서 칙칙 증기를 뿜으며 밥이 익는 냄새가 날 무렵 에피타이저로
콩죽이 등장했다. 곁들여진 밑반찬 중에 특히 눈에 띄는 단호박김치는 상상을 초월하는 맛이었다.
감자전과 직접 만든 도토리묵과 모두부가 안주인의 정성을 짐작하게 했다.
잡채까지 순식간에 비우고 조그만 솥에 윤기 자르르한 밥을 푸고 누룽지 물을 부어 숭늉이 되는 사이
차진 밥과 순두부찌개는 단짝이 되어 맛을 끌어올린다.
이런!! 콩죽은 빈 그릇 뿐이고 순두부찌게도 반도 안 남았다.
오랜 외국생활을 했던 노부부는 시골 숲속에서 보석을 찾은 듯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우리들의 대화도 서서히 익어갔다.
맛집정보
은화별채
은하수가 머무는 은화별채
이 글은 Tasteem 컨테스트
내가 소개하는 이번 주 맛집에 참가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