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jisang 입니다. 미국 의료 이야기를 이어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제가 실습 다녀온 병원 이야기로 시작할까 합니다.
제가 방문했던 Froedtert hospital은 Wisconsin 주의 Milwaukee에 있습니다. Milwaukee는 Chicago에서 1시간-1시간 반 정도 기차나 버스를 타면 갈 수 있는 거리이고, Lake Michigan의 왼쪽 옆에 붙어있는 항구도시이기도 합니다. 백인이나 히스패닉이 많고 우리와 같은 동양인들은 매우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땅이 넓은 미국은 병원의 규모도 거대합니다. 우리나라처럼 고층건물하나에 모두 들어가 있는 게 아니라 병원 타운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와 같이 각 파트별로 건물이 흩어져 있습니다. 하루는 시간날 때 병원 타운을 전체적으로 한 바퀴 둘러보며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건물들을 돌아 보려고 했는데... 계속 걷다가 1시간 넘게 걸려서 포기했습니다. 넓은 잔디밭이 곳곳에 있고 휴식 공간도 많아서 병원에 입원해 있어도 입원한 느낌이 안들 것 같았습니다.ㅎㅎ 우리나라와 같이 없는 공간 쪼개서 건물 짓고 건물 옥상 한 구석에 잔디밭 깔아놓고 휴식시설이라고 붙여놓는 것과 비교해서는 차이가 참 많이 나더군요.ㅜㅜ
병원을 살펴보았으니 저번 포스팅에 이어서 Outpatient(외래 환자) 진료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위와 같이 깔끔한 복도에 위치한 방을 들어가면,
이렇게 책상, 컴퓨터, 의자 여러 개, 그리고 침대가 있는 외래방이 나타납니다. 이 곳에서 진료를 보게 됩니다. 한국과 다른 점은 의사가 환자를 방문한다는 것입니다. 환자가 먼저 방 안에 들어가서 대기하고 있으면 의사가 방을 돌면서 환자의 진료를 보는 것입니다. (이 것은 의과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보는 국가고시 실기 시험 방식과 유사합니다. 그런데 졸업하고나면 왜...?)
그리고 미국 외래진료에서는 의사가 환자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깁니다. 환자와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나누곤 합니다. 오랜만에 만나면 환자의 안부도 묻고, 가족 이야기도 합니다. 환자의 질문으로 시작해 의학적으로 열띤 토론을 하다가 삶의 의미에 대한 결론(?)으로 마치기도 합니다. 이렇게 한 환자를 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환자에 따라 10분에서 30분 정도가 걸립니다. 하루에 10명의 환자를 진료하면 많이 본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의사-환자 간의 관계가 깊고, 환자의 삶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높은 편입니다.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서 생활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주치의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런 식의 진료는 병원을 망하게 할 수 있습니다... 외래 환자 수가 가장 많은 축에 속하는 이비인후과의 경우 종합병원 또는 일반 의원 구분 없이 오전-오후 풀타임 진료를 한다면 하루에 200명도 볼 수 있습니다. '3분 진료'는 늘 있던 이야기이죠. 의사가 환자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의사의 능력을 뛰어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수많은 경험으로 환자의 몇마디만 듣고 빠른 진찰 후에 진단-검사-치료를 결정하니까요.
Outpatient에서 경험했던 의학적으로 특별한 환자들 이야기를 간단히 해보고 마치겠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자세한 의학 지식 설명과 함께 들어갑니다.ㅎㅎ
1) 흔히 콜레스테롤이 높다면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흔히 좋지 않은 콜레스테롤은 LDL(저밀도지단백질)이고,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하는 것은 HDL(고밀도지단백질)입니다. 환자가 갖고 있는 질병의 상태에 따라 LDL의 경우 100~170mg/dL이상이 되면 높다고 생각되어 관리를 해야합니다. HDL은 반대로 40mg/dL보다 작으면 좋지 않은 것으로, 60mg/dL 이상이면 좋은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외래를 방문했던 환자 중 한 명은 HDL 113까지 상승해 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거의 두 배 이상의 수치이죠. 일본에서 특정 유전자가 억제되면 HDL의 상승을 일으킬 수 있다고 어느 일본인 가계도에서 밝혀낸 사람이 있었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과하게 높은 HDL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진 않네요.
2) 심장은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습니다. 이렇게 전신에 혈류를 공급해 주는 심장도 스스로 영양분과 혈류를 공급받아야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심장을 먹여살리는 혈관이 크게 왼쪽 2개, 오른쪽 1개가 있는데 각각 LAD(Left anterior descending artery), LCX(Left circumflex artery), 그리고 RCA(right coronary artery)입니다.
그 중에서도 LAD는 심장의 앞쪽을 먹여살리는 주요 혈관입니다. 이 혈관이 갑자기 막히게 되면 그 무섭다는 심근경색으로 응급실을 방문하게 됩니다... 환자 중 한명은 LAD가 100% 막혔는데 정상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한 번에 갑자기 막힌 것이 아니라 서서히 막혀오면서 심장이 적응한 나머지 주변의 새로운 혈관(이를 collateral vessel이 생겼다고 합니다.)이 만들어져 LAD 대신 심장에 혈류를 공급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정말로 드문 케이스였습니다. 만약 그 혈관마저 막힌다면... 그것이야 말로 상상하고 싶지 않은 일이 일어날겁니다. 인체의 신비는 참 대단합니다.
앞의 이야기들이 궁금하시면 아래를 방문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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