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 그래, 퇴근하고 가족이 같이 밥먹고, 과일도 먹고...
오늘 하루 어떻게 보냈는지 이야기 하다가 TV로 영화도 한편 보고...
좋지..정말 그렇게 살고 싶은 때가 있었지...
쟈니 : 노동시간 단축으로 주 52시간 근무되면, 2교대에서 3교대로
바뀌겠네요?
팀장 : 그렇지. 300인 이상 사업장니까, 올해 7월부터...
쟈니 : 그럼 말씀 대로, 저녁이 있는 삶이 되겠네요.
평일 외식도 하시고...^^
대기업은아니지만, 나름 대한민국에서 알아주는 사업장에서 30년
가까이 일을 하고 있는 박팀장님...바쁠 때는 5개월간 주말도 없이
출근하며 젊은 시절을 보냈고, 현재는 생산 팀장으로 생산을 총
책임지고 있다.
팀장 : 여기는, 저녁 시간이 필요한 사람도 있지만, 돈이 더 필요한
사람들이 많아. 야근이며 특근이며 주말 수당까지 해서 한푼이라도
더 벌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단 말이지. 법적으로 주 52시간을 정해
놓으니, 투잡을 해야하나 심각하게 고민하는 직원들도 있어....
쟈니 : 그렇겠네요. 그래도 젊은 세대들은 돈은 좀 덜 벌어도,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 하지 않나요?
팀장 : 그런 경향이 강하긴 해. 하지만, 사연이 저마다 다 다르니,
죽어라 돈을 벌려는 친구들도 있고....나처럼 오래 일한 사람들은,
이젠 자식들 시집 장가 보내고, 노후준비 하려고, 퇴직하기 전에
한푼이라도 더 모아두려하지...
한평생 일해서, 일 안하면 오히려 더 아플 것 같은 사람들 말이야...
사람이란게 참 희한해...처음엔 그렇게 하기 싫은 일도, 몇 달이
되고 몇 년이 되고, 그렇게 5년 10년이 되면, 거기에 맞게 몸도 마음도
적응이 되버리니, 이렇게 또 뭔가 변하게 되면, 그게 불편해져...
(젊은 직원이 무언가를 들고 들어와 검사를 받는다)
팀장 : 쟈니, 자넨 2교대 삶이 어떤지 아나?
쟈니 : 글쎄요...
팀장 : 아침, 저녁 여섯 시로 열 두시간을 일하고, 일주일마다 밤낮이
바뀌어. 처음엔 몸이 천근만근이고, 감기도 잘 걸리고, 의욕도 없고,
집에가면 만사가 귀찮아서 씻고, 밥먹고 나면, 잠자기 바빠...
그렇게 몇년을 하면, 적응이 될 법도 한데, 그게 안돼...
현장, 시끄러운 기계소리가 빨라지면 심장박동도 같이 빨라지고,
그렇게 피가 빨리 흐르면 피곤함도 더 가중되거든..
신체적 스트레스가 상당해...자네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유심히 봤으면 알거야...실제나이보다 늙어보이는 직원들이 많다는거..
쟈니 : 아....
팀장 : 그런 스트레스 받아가며 한푼이라도 더 벌어가려는 사람들이
많아...노동단축시간으로 일자리도 늘리고, 노동자들의 행복권리도
찾는것...정말 찬성이고, 왜 진작에 그렇게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어.
하지만, 아직 돈이 절실한 사람들도 많아서, 나한테 와서 고민을 털어
놓곤 하는데, 참 난감해질때가 많아...
법으로 정한 일이니, 내가 어찌 해줄 수도 없고..
방금 왔다간 저 친구...돈은 벌지만, 집에가면 피곤해서 돈 쓸 시간이
없었는데, 이젠 노동시간도 줄어들고 수입도 줄어들고,
돈 쓸 시간은 많아지겠지.
쟈니 : 소비가활성화 되니 경제가 살아나는 효과는 있겠네요.
팀장 : 그렇지. 그리고 취미생활도 좀 하고, 쉬기도 해야지.
우리 세대에서, 미친듯이 일하는 건 그만 끝났으면 좋겠어.
돈 더 벌고 싶어 하는 직원들도, 지금은 퇴근 후 시간보다,
돈이 더 급하겠지만, 결국 인간으로써의 행복 추구가 당연한
권리임을 알게 될거야. 말한대로 소비가 활성화 되어서,
경제도살아나고, 또 다른 사회적 보장이 정착되면서,
노후도 보장되는 나라가 되어야지.
쟈니 : 팀장님은 어떠세요? 근로단축...
팀장 : 장담하건데, 근로단축은 해도, 근무시간 외 남아서 일하게 될거야.
물론 주 52시간 외 별도 수당은 못 받겠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구조니까.
그렇게 몇 년 하면서 정착되고 적응되면, 제 시간에 출퇴근 하겠지.
난 이미 그렇게 몸도 마음도 세팅이 된 상태라, 솔직히 집에가서
밥먹고 잠자는 시간 빼고 나면, 집에서 뭘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모르겠어...참 웃긴 일이지...
젊어서부터 일만 하느라 취미도 없고, 딱히 좋아하는 것도 없고...
그렇게 산 인생에 갑자기 여가시간이 주어지다니... 하하...
쓴 웃음을 짓는 그의 미소는 많은 감정이 들어있는 듯 했다.
오래 전에 본 영화의 한 장면처럼, 교도소에 이미 적응된 늙은
노인이 출소 후,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했던 것처럼, 일찍 퇴근
해와서 집에서 뭘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말이, 언뜻 이해가진 않았지만,
이내 또 적응 하며, 어쩌면, 더 많은 휴식의 시간을 원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다.
마치 바닷물 퍼마시는 것 처럼, 돈이든, 휴식이든 더더욱 바라게
되는모양이다. 그렇게 관성의 법칙과 환경적 적응이 몸에 밴 사람들은
새로운 변화가 낮설기만하다.
변화와 혁신에 대해 많이들 이야기 하자만, 일상의 작은 변화와
오랜 습관에서의 탈피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강제성이 부여된 변화와 혁신...마지 못해 따라갈지라도,
그것의 목적이 행복 추구에 귀결된다면, 빠른 적응이 더 좋을것 같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노동자와 기업간의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역시, 변화와 혁신을
위한 한 과정임이 분명하다.
먹고 살기위한, 단순 생존의 장시간 노동에서,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영위하기 위한, 생활 노동으로의 전환...
급격한 변화는 어렵겠지만, 하나씩 하나씩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고 믿으며, 그 결과도 좋을것이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