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봄
어제는 정말 봄이구나 싶을 정도로 낮에는 날씨가 따뜻했습니다. 다행히 미세먼지 농도도 낮아서 오랜만에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나서 회사 동료들과 가벼운 산책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아침부터 봄비가 내리네요. 이제 이 비가 내리고나면 본격적인 봄 날씨가 시작될 것 같습니다.
봄은 사람들을 설레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겨우내 움추렸던 몸과 마음이 조금씩 기지개를 펴고, 어떻게 그 모진 겨울을 견뎌냈는지 신기하기만 한 동물들과 식물들이 다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언제 추웠냐는듯 나무들은 잎사귀를 토해내고(?) 꽃들도 저마다 자신의 자태를 뽐내기 바빠지겠지요. 나라를 열심히 지키고 계실 장범준씨는 올해도 어김 없이 벚꽃연금의 은총을 흠뻑 받으실테고요(자연이 선택한 남자!). 이렇게 허튼 소리를 막 늘어놓는 걸 보니 저도 모르게 봄내음에 설레였나봅니다.
어쨌든 자연의 이치는 참 오묘합니다. 시작인가 싶으면 어느새 끝이 다가오고, 끝이구나 싶을 때 다시 새로운 시작을 알립니다. 어느 한 계절의 손을 들어주지 않습니다. 아무리 동장군이 내 세상이라고 외치더라도 어느새 미풍이 그의 기세를 약하게 하고, 또 계란도 후라이해먹어 버릴 것처럼 이글거리던 정열의 상남자 아스팔트도 시간이 가면 하얀 눈으로 화장을 하고 요조숙녀의 모습으로 돌아옵니다(아무래도 제가 잠이 부족한가 봅니다ㅎㅎ).
계절의 변화는 사람들에게 두 가지 베네핏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지 않는 자세. 여름을 아무리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도 언젠가는 이 여름이 끝나고 가을과 겨울이 올 것임을 알기에 그에 대한 대비를 하게 됩니다. 두 번째는 현실의 고됨을 이겨낼 수 있는 힘. 지금 아무리 춥고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견디면 따뜻한 봄이 올 것을 알기에 기꺼이 지금 현실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생도 계절처럼 다시 돌고 돌기를 바라는 믿음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개인적으로 믿지는 않지만 그런 믿음의 근간이 되는 생각 혹은 기대들은 이해할 수 있고, 또 저 역시 인생의 한 번의 봄 --> 겨울로 끝이 나는 것이라 생각하면 아쉽기도 합니다(다시 살 수 있다면 좀 더 잘 살 수 있을텐데? 하지만 현실은 똑같을지도). 하지만 설령 끝이 정해져있는 인생이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는 여전히 같은 원리가 작동하기 때문에 우리는 동일한 교훈을 가지고 살 수 있습니다.
모든 인생에는 Up and Down 이 있습니다. 내가 최고구나 싶게 모든 상황이 좋게 흘러가는 때가 있는가 하면, 더 이상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침몰하는 것 같은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지금 처해있는 상황이 어느 쪽이든지간에 이 상황이 영원히 계속 되지는 않음을 기억한다면, 상황이 좋을 때는 좀 더 겸손해지고 상황이 나쁠 때는 좌절하지 않고 다시 꿈을 품을 수가 있습니다. 영원히 지속되는 여름도 없고 영원히 지속되는 겨울도 없듯이, 영원히 계속 되는 영광도 없고 영원히 계속 되는 실패도 없습니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말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shall too pass)'라고 하지요.
예전에 저의 멘토님이 고 스티브 잡스옹의 유명한 문구에 빗대어 'Stay humble, Stay Resilient'라는 문구를 이야기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끊임 없이 겸손하고 끊임 없이 다시 일어서라'. 인생의 Up and Down에서 우리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좋은 좌우명이 아닌가 합니다. 혹시 지금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따뜻한 봄날에, 우리의 인생도 다시 봄날이 찾아올 것을 믿으며 다시 일어서실 수 있으시길 바랍니다.
봄날, 다같이 즐겨보자구요.